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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습하는 사람까지 노려”…러군, 사망자 시신에도 폭발물 설치

“수습하는 사람까지 노려”…러군, 사망자 시신에도 폭발물 설치

김채현 기자
김채현 기자
입력 2022-04-08 21:03
업데이트 2022-04-08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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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북서쪽 외곽 소도시 부차에서 우크라이나 당국 관계자들이 불에 탄 민간인 시신 6구를 수습하고 있다. 러시아군이 키이우 지역에서 철수한 뒤 부차에서는 민간인 최소 410명의 시신이 발견됐으며 이들 중 상당수에게서 총상과 고문, 성폭력 등의 흔적이 확인됐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화상 연설을 통해 “러시아군은 오직 재미를 위해 민간인들을 학살했다”고 규탄했다. AFP 연합뉴스
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북서쪽 외곽 소도시 부차에서 우크라이나 당국 관계자들이 불에 탄 민간인 시신 6구를 수습하고 있다. 러시아군이 키이우 지역에서 철수한 뒤 부차에서는 민간인 최소 410명의 시신이 발견됐으며 이들 중 상당수에게서 총상과 고문, 성폭력 등의 흔적이 확인됐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화상 연설을 통해 “러시아군은 오직 재미를 위해 민간인들을 학살했다”고 규탄했다. AFP 연합뉴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키이우 인근 도시에서 퇴각하면서 사망자 시신에 폭발물을 설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7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더 타임즈’는 러시아군이 민간 주택가에 지뢰를 설치 한 데 이어 사망자 시신을 수습하려는 이들의 목숨도 노린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우크라이나 호스토멜 시의 피오트르 파블렌코 주임 사제 말을 인용해 이리이 프질리코 호스토멜 시장의 시신에 폭발물이 설치돼 있었다고 전했다.

프질리코 시장은 시내에 갇힌 시민들에게 식량, 의료품 등을 전하러 가다 러시아군의 총격을 받아 운전기사와 함께 사망했다.

교인들을 통해 이 소식을 들은 파블렌코 사제는 시신을 옮길 수레를 가지고 현장으로 향했다.

그런데 파블렌코 사제가 시신을 수습하려 하자 러시아 병사 한 명이 “시신을 만지면 폭발할 것”이라고 알렸다. 이어 이 병사가 숨진 프리질코 시장의 시신에서 폭발물을 제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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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군의 민간인 학살 의혹 키우는 우크라 집단매장지
러군의 민간인 학살 의혹 키우는 우크라 집단매장지 러시아군이 한 달 넘게 점령했던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 북서쪽 소도시 부차의 한 교회 앞에 조성된 민간인 희생자 집단 매장지 주변의 3일(현지시간) 모습. 구덩이 안에는 시신을 담은 검은 자루 같은 것이 보인다. 우크라이나 정부와 서방 국가들은 러시아군이 부차에서 민간인을 학살한 뒤 묻었을 가능성이 있는 이 매장지가 발견된 뒤 러시아군이 전쟁범죄를 저질렀다고 비난하며 국제형사재판소(ICC)에서의 처벌을 주장하고 나섰다. 아나톨리 페도루크 부차 시장은 AFP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집단 묘지에 묻힌 것으로 확인된 시신이 280구라고 말했다. 한 구조요원은 교회 뒤쪽에 서둘러 판 한 참호에서만 57구의 시신이 발견됐다고 전했다. 2022.4.4 부차 AFP 연합뉴스 2022-04-04
파블렌코 사제는 “러시아 병사가 성직자인 나를 보며 수치심에 이렇게 말해줬을 것”며 “현재 교회 마당에 시신을 임시로 매장한 상태로 서리아군이 완전히 퇴각하면 정식으로 장례를 치를 예정”이라고 밝혔다.

매체는 “민간인 시신 수백 구가 발견됐지만, 폭발물 설치 가능성 때문에 시신 수습 과정이 지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민간인 대량 학살이 이뤄졌다고 알려진 부차뿐 만 아니라 호스토멜과 이르핀 등에서도 폭발물이 설치된 시신이 여러 구가 발견됐다.

한편 앞서 지난 2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군이 철수하면서 지뢰를 대거 설치했으며 집, 시신 등에도 기폭 장치 등을 달았다고 밝힌 바 있다.
김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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