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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에너지 기업인 또 의문의 실종死…올해만 9번째 죽음

러 에너지 기업인 또 의문의 실종死…올해만 9번째 죽음

강주리 기자
강주리 기자
입력 2022-09-14 18:28
업데이트 2022-09-14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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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극동개발 페초린 이사 바다서 실종 후 숨진 채 발견

이틀 전 보트 타다 실종…직전 푸틴 행사 참석
‘갑작스러운 죽음’ 러 재계 인사 9명으로
사망자 6명, 러 대형 에너지 기업 관련자
2명은 우크라 희생 애도한 루크오일 출신
전쟁 반대 성명 낸 기업인들 죄다 의문사
바다에서 실종 후 숨진 채 발견된 러시아 기업인 이반 페초린.
바다에서 실종 후 숨진 채 발견된 러시아 기업인 이반 페초린.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러시아 내 부정적 여론이 형성되는 가운데 러시아 에너지 업계의 30대 기업인이 바다에 빠져 실종 후 숨진 채 발견됐다. 올해 들어 러시아 에너지 기업인에 대한 의문의 사고나 극단적 선택으로 숨지는 사례가 잇따라 의혹이 증폭되는 가운데 이번이 벌써 9번째 사망자라고 CNN방송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 극동북극개발공사(KRDV)는 지난 12일 성명에서 이반 페초린(39) 상무이사가 사망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리아 노보스티 통신도 그의 시신이 블라디보스토크 인근 베레고보예 마을 근처에서 발견됐다고 전했다.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페초린은 이틀 전인 10일 블라디보스토크 남부의 루스키섬 근처 해역에서 보트를 타다가 바닷물에 빠져 실종됐다. 페초린의 물에 빠진 이유와 자살·타살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전쟁 반대 성명을 낸 뒤 숨진 채 발견된 루크오일의 라빌 마가노프(67) 회장.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전쟁 반대 성명을 낸 뒤 숨진 채 발견된 루크오일의 라빌 마가노프(67) 회장.
올해 들어 갑작스럽게 숨진 러시아 재계 인사는 페초린까지 포함해 총 9명에 달한다.

사망자 중 6명은 러시아 대형 에너지 기업 2곳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었다.

이들 6명 중 4명은 러시아 국영 가스 기업 가스프롬과 그 자회사, 나머지 2명은 러시아 최대 민영 석유·가스 기업 루크오일 출신이다.

루크오일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후인 3월 초 이례적으로 전쟁 반대 성명을 통해 희생자에 대한 애도를 촉구하며 휴전과 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해 당국의 견제를 받았다. 루크오일은 러시아에서 두 번째로 큰 석유회사로 세계 원유시장의 2% 이상을 생산하는 거대기업이다.

페초린이 몸담았던 KRDV도 러시아 극동 지역에서 광산 자원과 고에너지 연료 등 에너지를 개발하고 있다.

페초린은 앞서 5∼8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제7차 동방경제포럼에 참석해 극동 개발 문제를 논했으며, 이 자리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있었다고 미국 경제지 포천은 전했다.
러 최대 민영 에너지회사 루크오일의 라빌 마가노프(67) 회장.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 반대 성명을 낸 뒤 창문에서 추락사했다.
러 최대 민영 에너지회사 루크오일의 라빌 마가노프(67) 회장.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 반대 성명을 낸 뒤 창문에서 추락사했다.
‘전쟁 반대 성명’ 루크오일 회장 추락사
루크오일 CEO 수보틴 두꺼비 독 사망
가즈프롬 전 부사장 일가족도 의문사

앞서 루크오일의 라빌 마가노프(67) 회장은 이달 초 모스크바의 한 병원 6층 창문에서 추락해 숨진 채 발견됐다. 

루크오일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한 몇 안 되는 기업이었기에 마가노프 회장이 누군가에게 떠밀려 숨졌을 타살 의혹이 제기됐었다.

마가노프 회장은 1993년부터 루크오일에서 일하다가, 2년 전인 2020년 회장이 됐다. 2019년에는 푸틴 대통령으로부터 훈장도 받았다.

마가노프 회장과 같은 루크오일의 최고경영자 알렉산더 수보틴도 지난 5월 두꺼비 독을 섭취했다가 돌연 사망해 타살 의혹이 제기됐다.

이밖에 가스프롬의 금융부문 계열사인 가스프로방크의 전 부사장 블라디슬라프 아바예프도 4월 모스크바의 아파트에서 부인, 딸과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

에너지기업들은 푸틴 대통령이 전쟁에 원유와 천연가스 등 에너지를 무기로 사용하려는 의지를 보이자 마찰을 빚어왔다.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에 대한 국제사회의 각종 경제 제재로 재산상 큰 손실을 입은 러시아 에너지 기업들이 전쟁에 반대해왔기 때문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비판한 뒤 실종됐던 러시아 모델 그레타 베들러가 실종 1년 만인 지난 3월 숨진 채 발견됐다. 그레타 베들러 인스타그램 캡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비판한 뒤 실종됐던 러시아 모델 그레타 베들러가 실종 1년 만인 지난 3월 숨진 채 발견됐다. 그레타 베들러 인스타그램 캡처
“푸틴 사이코패스” 비판 러 모델
실종 1년 만인 3월 숨진 채 발견

앞서 푸틴 대통령을 ‘사이코패스’라며 비난했던 러시아의 모델도 실종 1년여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인디펜던트, 폭스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3월 러시아 출신 모델 그레타 베들러(23)는 자동차 속 캐리어 가방 안에서 발견됐다.

베들러는 러시아에서 활동하며 푸틴 대통령을 신랄하게 비판해 온 인물이다. 그는 지난해 1월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푸틴 대통령에 대해 “푸틴 대통령이 정말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면서 “그가 러시아를 위해 한다는 일은 실패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베들러는 “푸틴 대통령은 어린 시절 작은 체격 때문에 많은 굴욕을 겪었다. 이런 사람들은 소심하고 겁이 많으며 낯선 사람을 두려워한다”면서 “조심성, 자제력, 의사소통 부족을 겪으며 성장해간다. 내 생각엔 그(푸틴)에게서 사이코패스나 소시오패스적 성향이 보인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직격했다.

베들러는 이런 비판 글을 올린 뒤 곧바로 실종됐다. 이에 팬들은 러시아 당국이 그의 실종에 관여된 것 아니냐는 등 여러 가지 추측을 내놨다. 이후 범인으로 지목된 그의 남자친구 드미트리 코로빈(23)은 푸틴과 상관 없이 돈 문제 때문에 베들러를 살해했다고 자백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FP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FP 연합뉴스
강주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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