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웜비어, 멍완저우, 그라이너… 인질외교 벌이는 북중러

웜비어, 멍완저우, 그라이너… 인질외교 벌이는 북중러

이경주 기자
이경주 기자
입력 2022-12-12 16:22
업데이트 2022-12-12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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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에서 농구스타 그라이너 구출하려
미, 죽음의 상인 석방하자 비난 끓어
“포로 교환이 아닌 미국의 항복이다”

北 웜비어 사건, 中 멍완저우 사안 등
권위주의 국가들 인질외교 지속 
결국 제재·경제단절 등 손해가 더 커 
미국 정부가 죄수 맞교환 방식으로 8일(현지시간) 풀어준 러시아의 악명 높은 무기중개상 빅토르 부트(왼쪽)가 2010년 8월 20일 태국 방콕에서 미국 사법당국에 검거됐을 때의 모습. 그와 맞교환돼 풀려난 미국 여자프로농구(WNBA) 스타 브리트니 그라이너가 지난 7월 27일 모스크바 외곽 킴키 법원에 출두하는 모습. AP 자료사진 연합뉴스
미국 정부가 죄수 맞교환 방식으로 8일(현지시간) 풀어준 러시아의 악명 높은 무기중개상 빅토르 부트(왼쪽)가 2010년 8월 20일 태국 방콕에서 미국 사법당국에 검거됐을 때의 모습. 그와 맞교환돼 풀려난 미국 여자프로농구(WNBA) 스타 브리트니 그라이너가 지난 7월 27일 모스크바 외곽 킴키 법원에 출두하는 모습. AP 자료사진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자국의 농구 스타 브리트니 그라이너를 러시아에서 구출하기 위해 ‘죽음의 상인’으로 불리는 러시아 무기상 빅토르 부트를 석방한데 대해 비판이 높다. 공화당은 미국이 북한, 중국에 이어 러시아의 ‘인질 전략’에도 당했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반면 장기적으로 볼때 미국 중심의 제재 강화, 경제관계 단절 등으로 권위주의 국가의 피해가 더 크다는 반론이 나온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11일(현지시간) ABC방송·폭스뉴스에서 악명 높은 무기상인 부트를 너무 쉽게 풀어줬다는 비판에 “부트는 종신형을 선고받은 게 아니다. 2029년에 풀려나게 돼 있었다”고 주장했다.

●16년형 받은 전직 해벙대원 폴 휠런은 러시아서 못 빼내

이어 2020년 스파이 혐의로 16년형을 선고받은 미 해병대원 출신의 기업보안책임자인 폴 휠런을 러시아에서 빼내지 못했다는 비판에 “두 사람을 모두 빼내려 했으나 진전되지 않았고 마지막 단계에서 그라이너 대 부트의 문제가 됐다”고 했다.

러시아는 아프가니스탄 등 분쟁지역의 무기 밀매에 개입하던 부트가 2008년 체포되자 그를 빼오려 공을 들였다. 결국 올해 2월 WNBA 피닉스 머큐리 소속으로 오프시즌 동안 러시아에서 활동하던 그라이너를 자국 공항에서 마약 밀반입 혐의로 체포해 기회를 잡았다. 이후 징역 9년형을 선고받을 때까지 그라이너의 처벌 과정을 일일이 공개하면서 미 여론을 자극해 바이든 행정부의 태도 전환을 끌어냈다.

●“농구선수와 ‘죽음의 상인’은 동등한 교환 아니다”

존 볼튼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 8일 트위터에 “포로 교환이 아닌 미국의 항복이다. 테러리스트와 불량 국가들이 웃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소속인 밥 메넨데즈 상원 외교위원장도 “부트를 세상에 석방하는 건 상당히 불안한 결정이다. 그라이너와 죽음의 상인(부트)이 동등하다고 할수 없다”고 말했다.
러시아 무기상 빅토르 부트(노란 봉투 든 남성)가 8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공항 계류장에서 미국 여자프로농구(WNBA) 스타 브리트니 그라이너(붉은 색 상의)와 죄수 맞교환 방식으로 풀려나 인도되고 있다. 동영상 캡처 TASS 연합뉴스
러시아 무기상 빅토르 부트(노란 봉투 든 남성)가 8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공항 계류장에서 미국 여자프로농구(WNBA) 스타 브리트니 그라이너(붉은 색 상의)와 죄수 맞교환 방식으로 풀려나 인도되고 있다. 동영상 캡처 TASS 연합뉴스
과거 북한, 중국 등은 소위 ‘인질 외교’로 미국을 공격해왔다. 북한은 2016년 1월 미 대학생 오토 웜비어를 체포했다가 북핵 고도화 와중에 외교협상 카드로 썼다. 웜비어는 2017년 6월 13일 귀국 했지만 엿새 만에 숨졌다.

안보 상 이유로 중국 화웨이를 배척하던 미국은 캐나다에 요청해 2018년 12월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을 체포했지만, 중국 당국이 전직 캐나다 외교관과 대북사업가를 구금하며 보복했다. 결국 약 3년 뒤인 2021년 9월에야 3명은 동시 석방됐다.

●NYT “인질외교의 효과는 기껏해야 불확실한 수준”

권위주의 국가들의 인질 맞교환 전략은 즉각적 효과를 봤지만, 미국은 웜비어 사망 후 북한여행금지 조치를 내렸고, 미 의회는 강력한 대북제재 법안인 ‘오토 웜비어 북핵 제재 및 강화법’을 채택했다. 캐나다도 이후 화웨이의 5세대 이동통신(5G) 수입 금지 대열에 동참했고, 중국과의 전면적인 무역협정 추진을 중단했다.

뉴욕타임스(NYT)는 “그라이너 사안이 러시아의 승리인지는 평가하기 이르지만, 과거 사례들을 볼때 인질외교의 (본질적) 효과는 기껏해야 불확실하다”고 평가했다. 그간 권위주의 국가들이 외교적으로 더 큰 역풍을 맞았다는 의미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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