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외교장관회의 파열음 ‘빈손 폐막’…블링컨·라브로프 전쟁 후 첫 면담

G20 외교장관회의 파열음 ‘빈손 폐막’…블링컨·라브로프 전쟁 후 첫 면담

권윤희 기자
권윤희 기자
입력 2023-03-02 23:02
업데이트 2023-03-02 23:02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서방-러 서로 비난 속 합의 무산…의장 성명만 발표
미 “러 외교장관과 우크라 전쟁 후 첫 ‘짧은 면담’”

이미지 확대
S.자이샨카르 인도 외교부 장관이 2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 회의 언론 브리핑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3.3.2. 로이터 연합뉴스
S.자이샨카르 인도 외교부 장관이 2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 회의 언론 브리핑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3.3.2. 로이터 연합뉴스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 회의가 결국 공동성명을 내놓지 못하고 2일 막을 내렸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전날 인도 수도 뉴델리에서 개막한 G20 외교장관 회의는 이날 이틀간의 일정을 마무리하고 폐막했다.

회원국들은 회의 기간 내내 여러 채널로 접촉하며 논의를 이어갔지만 러시아와 중국의 반대 등으로 합의 내용을 담은 공동성명을 채택하는 데 실패했다. 대신 인도가 전반적인 회의 내용을 압축한 의장 성명만 발표했다.

회원국들은 의장 성명 내 대부분의 사안에 동의했으나 우크라이나 전쟁 문제와 관련해서는 갈등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S.자이샨카르 인도 외교부 장관은 “우크라이나 이슈와 관련해 이견이 있었으며 우리는 이를 조화시키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미지 확대
2일(현지시간)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 회의에 세르게이 라브로프(왼쪽) 러시아 외무 장관과 토니 블링컨(오른쪽) 미국 국무부 장관이 각각 참석하고 있다. 2023.3.2 AP 연합뉴스
2일(현지시간)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 회의에 세르게이 라브로프(왼쪽) 러시아 외무 장관과 토니 블링컨(오른쪽) 미국 국무부 장관이 각각 참석하고 있다. 2023.3.2 AP 연합뉴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은 “이번 회의는 러시아의 정당한 이유 없는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망쳤다”며 러시아와 각을 세웠다.

블링컨 장관은 또 러시아에 흑해 곡물 협정을 연장하라고 요구했다.

‘흑해 곡물 이니셔티브’로 불리는 이 협정은 흑해를 통한 곡물 수출을 보장하기 위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체결했으며 이달 18일 만료 예정이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의 짧은 면담 자리에서 뉴스타트 협정 복귀도 촉구했다. 미국 국무부 관계자에 따르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양국 외교 수장의 첫 일대일 만남이었다.

라브로프 장관과의 면담에서 블링컨 장관은 미국이 러시아의 침공전쟁에 대항한 우크라이나의 방위를 필요한 기간만큼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더해 러시아에 최근 참여 중단을 선언한 신(新)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뉴스타트)에 복귀하라고 촉구했다.

이와 별도로 안나레나 베어복 독일 외무 장관도 라브로프 외무 장관에게 미국과의 핵군축조약인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에 복귀하라고 촉구했다.

2010년 체결된 뉴스타트 협정은 미국과 러시아 양국이 핵탄두와 운반체를 일정 수 이하로 줄이고 쌍방 간 핵시설을 주기적으로 사찰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2026년 2월까지 유효하지만 이후로도 효력을 유지하려면 연장 협상이 필요하다. 지난달 22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국정연설을 통해 뉴스타트 연장 논의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미지 확대
27일(현지시간) 덴마크와 스웨덴의 배타적경제수역(EEZ) 내 해저에 설치된 노르트스트림-1과 노르트스트림-2 가스관 4개 중 3개가 파손되면서 막대한 양의 가스가 누출됐다. 2022.9.27 덴마크 방위사령부
27일(현지시간) 덴마크와 스웨덴의 배타적경제수역(EEZ) 내 해저에 설치된 노르트스트림-1과 노르트스트림-2 가스관 4개 중 3개가 파손되면서 막대한 양의 가스가 누출됐다. 2022.9.27 덴마크 방위사령부
이에 라브로프 장관은 지난해 9월 발생한 발트해 노르트스트림 가스관 폭발 사건과 관련한 빠르고 공정한 조사를 요청하며 반격했다.

러시아는 그간 이 사건이 자신의 소행이 아니라고 주장해왔으며, 최근 폭발 사건이 미국 정부의 비밀 작전에 의한 것이라는 탐사 전문 기자의 보도가 나오자 미국에서 화살을 돌리고 있다.

라브로프 장관은 또 “서방의 대표들이 G20 어젠다 관련 업무를 웃음거리로 만들었다”고 비꼬았다.

이런 상황 속에서 본회의의 다른 어젠다인 식량·에너지 안보,테러 대응,인도주의적 지원 등은 깊게 논의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지 확대
토니 블링컨(맨 왼쪽) 미국 국무부 장관이 2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3.3.3 로이터 연합뉴스
토니 블링컨(맨 왼쪽) 미국 국무부 장관이 2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3.3.3 로이터 연합뉴스
다만, 공식 회의 외에 인도-미국,인도-중국,러시아-중국 등 각국이 별도로 만나는 양자 회담은 여러 건 진행됐다.

미국 당국 관계자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과 라브로프 장관도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이날 처음으로 짧게 면담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러시아 외교부는 “두 장관은 이동 중에 이야기를 나눴을 뿐”이라며 협상이나 회담을 열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회의에 참석한 미국,인도,호주,일본은 3일 뉴델리에서 중국 견제 성격인 강한 안보협의체 쿼드의 외교장관 회의도 개최한다.

자국 국회 일정 때문에 G20 회의에 불참한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은 쿼드 회의에는 참석할 예정이다.
이미지 확대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 회의가 결국 공동성명을 내놓지 못하고 2일(현지시간) 막을 내렸다. 2023.3.2 로이터 연합뉴스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 회의가 결국 공동성명을 내놓지 못하고 2일(현지시간) 막을 내렸다. 2023.3.2 로이터 연합뉴스
권윤희 기자
많이 본 뉴스
최저임금 차등 적용, 당신의 생각은?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심의가 5월 21일 시작된 가운데 경영계와 노동계의 공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올해 최대 화두는 ‘업종별 최저임금 차등 적용’입니다. 경영계는 일부 업종 최저임금 차등 적용을 요구한 반면, 노동계는 차별을 조장하는 행위라며 반대하고 있습니다. 당신의 생각은?
찬성
반대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