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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선 죽고 싶었다”던 女, 멕시코 ‘2천만명 스타’된 사연

“한국에선 죽고 싶었다”던 女, 멕시코 ‘2천만명 스타’된 사연

윤예림, 신진호 기자
입력 2023-07-24 09:47
업데이트 2023-07-24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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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치열한 경쟁 탈출하고자 멕시코 간 30대
틱톡과 유튜브 계정 운영하며 한국 문화 소개
남미 수강생 상대로 한국어 강좌 진행하기도
“한국 부모 세대의 기준으로는 성공 아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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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 인플루언서 김수진씨. 김수진씨 페이스북 캡처
남미 인플루언서 김수진씨.
김수진씨 페이스북 캡처
한국 사회의 치열한 경쟁에서 벗어나기 위해 멕시코로 건너간 30대 여성이 팔로워 2000만명이 넘는 인플루언서가 된 사연이 전해졌다.

2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멕시코에 거주하는 김수진(32)씨가 온라인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 스타로 성장한 과정을 소개했다.

현재 김씨는 한국어 단어인 ‘친구’와 스페인어 ‘아미가’(친구의 여성형)를 합친 ‘Chinguamiga’라는 이름으로 틱톡과 유튜브 계정을 운영 중이다. 틱톡 팔로워는 2400만명, 유튜브 구독자도 800만명을 넘어섰다.

김씨는 유명인들을 대상으로 한 멕시코 방송국의 요리 경연 프로그램 참가가 확정될 정도로 현지에서는 널리 알려진 인물이 됐다.

한국의 치열한 경쟁 탈출하고자 멕시코로
김씨는 “예전 삶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며 과거를 회상했다.

서울에서 자라 한국 대학을 졸업한 그가 멕시코로 건너간 것은 20대 후반이었던 지난 2018년이다. 한국의 치열한 경쟁 사회에서 살아가는 스트레스에서 탈출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김씨는 대학 졸업 후 자신의 상태에 대해 “(심각한 스트레스 때문에) 죽고 싶었다”고 밝혔다.

김씨는 앞서 캐나다 워킹홀리데이를 마치고 남미를 여행한 것을 계기로 멕시코를 정착지로 선택했다. 멕시코에 진출한 대기업에서 일자리를 얻었던 그가 인플루언서라는 새로운 길을 걷게 된 것은 2020년 코로나19 사태 이후였다.

중남미인들 관심 반영한 영상 게재
“할 일이 없었다”던 김씨는 현지인을 상대로 한국어 강좌를 하기로 결심했다. 유튜브에 3분 분량의 한국어 동영상을 올렸지만 처음에는 별다른 반향이 없었다. 그러나 틱톡에 한국 문화에 대한 짧은 소개 영상을 올리자 하루 만에 5000회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이후 김씨는 한국 드라마나 K팝 가사, 패션, 문화 등 한국 문화에 대한 설명과 같은 중남미인들의 관심을 반영한 동영상들을 올리기 시작했다. 멕시코에서 하루 동안 종업원으로 일하며 팁에 대한 혼란스러웠던 경험을 게재했다. 이 외에도 한국 학생들이 ‘벼락치기’로 어떻게 시험을 보는지 알려주거나, 멕시코 전역을 여행하며 지역 음식을 맛보기도 했다.

그러자 팔로워가 폭발적으로 늘어났고, 스스로 재정적으로 안정된 생활을 누리게 됐다고 표현할 정도로 성공을 거뒀다.

김씨는 온라인에서 한국 화장품을 판매하고 한국어 강좌도 진행한다. 한국어 강좌는 90분당 35~45달러(4만 5000~5만 8000원)라는 싸지 않은 수강료에도 불구하고 남미에서 70명 이상의 수강생이 동시에 접속한다. 수강생은 어린 학생부터 어머니 또래 중년 여성, 사업가 등 다양하다.

“한국 부모세대의 기준으로는 성공 아닐 것”
김씨는 멕시코에서 중남미 문화를 만끽하고 있다면서 “중남미 문화가 어떤지, 중남미 사람들이 어떻게 행복하게 살고 있는지 봤다”며 “이곳에 있는 순간이 너무나 소중해서 한시라도 낭비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왜냐하면 그것은 저에게 너무 소중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대기업에서 일하고 30대가 되면 가정을 이뤄야 성공’이라는 한국 부모 세대의 기준으로 보면 자신의 삶은 성공이 아닐 것이라고 짚었다.

최근 한국을 방문해 부모님을 만났다는 김씨는 “엄마는 아직도 나에 대해 만족보다는 걱정이 많은 것 같다”면서 “엄마의 성공 기준이 바뀔 것 같진 않다”고 덧붙였다.

한편 그는 현지 일각에서 ‘관광비자로 온 외국인이 세금도 내지 않고 막대한 부를 챙긴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이에 김씨는 최근 게재한 영상을 통해 멕시코에 세금을 내고 있다고 설명하는가 하면, 국적 취득을 위해 시험을 봤다고 밝히기도 했다.
윤예림 인턴기자·신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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