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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 CIA 직원이 ‘美정부 민간사찰 기밀’ 폭로했다

前 CIA 직원이 ‘美정부 민간사찰 기밀’ 폭로했다

입력 2013-06-11 00:00
업데이트 2013-06-11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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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세 스노든, 아이슬란드로 망명 요청했다 거부 당해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민간 사찰 기밀을 폭로한 당사자로 밝혀진 미 중앙정보국(CIA) 전 직원이 아이슬란드 망명을 요청했다가 거부당했다. 미 의회에서도 국가 안보와 국민의 기본권 가운데 무엇이 우선순위인지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은 NSA 등 미 정보기관들이 민간인의 전화통화와 개인정보를 수집해 온 기밀 프로그램 ‘프리즘’을 폭로한 이가 전 CIA 정보기술요원이자 NSA 협력업체에서 일한 에드워드 조지프 스노든(29)이라고 보도했다.

지난달 20일부터 홍콩에 체류 중인 스노든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나와) 가치를 공유하는 아이슬란드로 망명하길 원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크리스틴 아르나도티르 중국 주재 아이슬란드 대사는 “아이슬란드 법에 따르면 당사자가 아이슬란드에 있어야만 망명 신청서를 낼 수 있다”면서 “그가 홍콩에 있는 한 망명을 허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스노든이 홍콩에 계속 체류할 경우 미국은 1997년 협정에 따라 홍콩 당국에 스노든의 본국 송환을 요청할 수 있다. 현재 홍콩 정치권은 스노든의 본국 송환을 놓고 찬반이 나뉜 상황이다. 스노든은 앞서 “나의 목표는 미 정부가 개인들의 정보를 어떻게 이용하고 있는지 알리는 것이었다”면서 “내가 한 선택이기에 미국의 보복이 두렵지 않다”고 밝혔다. 현재 스노든은 논란이 커지자 머물던 호텔에서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미 정부는 2001년 ‘9·11 테러’를 계기로 만들어진 ‘애국법’에 따라 법원이 발부한 영장 없이도 통신회사나 인터넷 서비스 제공 기업, 은행 등으로부터 개인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

스노든의 폭로를 놓고 미국 내에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일부 의원들이 개인의 기본권보다 국가안보를 강조하고 나섰다. 하지만 상원 정보위원회 소속 마크 유달(민주당) 의원은 “NSA의 광범위한 정보 수집이 미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런 활동을 가능하게 한 애국법의 적용 범위를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상황에서 제임스 클래퍼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NSA의 민간인 개인정보 수집 비밀 프로그램은 국가의 안전과 안보를 위한 핵심 수단”이라며 국가기밀 유출자에 대한 범죄 수사를 요청하면서 이번 사태가 법정 공방으로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한편, 이번 파문이 곧 본격적인 협상에 돌입할 유럽연합(EU)-미국 간 자유무역협정(FTA)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EU 전문매체 유랙티브가 보도했다.

EU가 아무리 시민들의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장치를 마련한다고 해도 미국 정보기관의 불법적인 정보 수집 행위를 막지 못하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데 분노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2013-06-11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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