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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 20조원 ‘자동차 메카’ 디트로이트의 몰락

빚 20조원 ‘자동차 메카’ 디트로이트의 몰락

입력 2013-07-20 00:00
업데이트 2013-07-20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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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 해결 못 해 파산 선언… 美 지자체 사상 최대 규모

미국 자동차 산업의 메카였던 디트로이트가 파산을 선언했다. 미국 제조업의 현실을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는 점에서 충격을 주고 있다.

데이브 빙(왼쪽) 미국 디트로이트 시장이 18일 시 청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시 비상재정 관리인 케빈 오어(오른쪽) 변호사와 함께 시의 파산 신청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디트로이트 AP 연합뉴스
데이브 빙(왼쪽) 미국 디트로이트 시장이 18일 시 청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시 비상재정 관리인 케빈 오어(오른쪽) 변호사와 함께 시의 파산 신청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디트로이트 AP 연합뉴스
18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디트로이트시는 미시간주 연방법원에 미 지방자치단체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파산보호(챕터 9) 신청서를 접수했다.

릭 스나이더 미시간 주지사는 “디트로이트의 막대한 부채를 해결할 방법이 없다”며 “재정위기 비상관리인이 제안한 챕터 9 파산보호 신청을 승인한다”고 밝혔다. 데이브 빙 디트로이트 시장은 “재정뿐 아니라 생활의 질을 향상시키려는 구조조정에 집중한다면 공조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며 주 차원의 재정 지원을 요구했다.

미 제조업의 상징이자 미 3위의 대도시였던 디트로이트는 공장 폐업과 부동산 가격 하락, 인구 감소 등으로 185억 달러(약 20조 8000억원)의 부채를 떠안은 도시로 전락했다.

한때 미국 최대의 공업도시였던 디트로이트는 1960년대 일본 자동차 업체들이 부상하면서 쇠퇴일로를 걸었다. 1950년대 180만명에 달하던 인구도 현재 70만명으로 줄어든 상태다. 팔리지 않는 집과 사무실, 텅 빈 공장이 늘면서 부동산 경기가 최악의 상황으로 굴러떨어졌고 세수도 내리막길을 걸었다.

궁여지책으로 시가 경찰과 교육 등 공공서비스 예산을 대폭 줄이면서 치안과 생활환경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았다. 이에 놀란 중산층이 근처 오클랜드카운티 등으로 대거 빠져나가면서 빠르게 ‘슬럼’이 됐다. 현재 도시 인구는 83%가 흑인이고 약 3분의1이 극빈층이다.

디트로이트는 예산 삭감과 자산 매각, 공무원 인력 구조조정 등을 추진하며 경제 회생을 시도했지만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다.

채권단은 디트로이트의 파산 계획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연금기금 단체 2곳은 “스나이더 주지사에게는 비상관리인인 케빈 오어 변호사의 파산 신청을 승인할 권한이 없다”며 주 법원에 소장을 제출한 상태다.

한편 미국에서는 지금까지 630여개 도시가 파산 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2013-07-2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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