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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디폴트 우려 급속 확산…CDS 비용 2주새 급등

美 디폴트 우려 급속 확산…CDS 비용 2주새 급등

입력 2013-10-07 00:00
업데이트 2013-10-07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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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재규 기자= 미국의 셧다운(연방 정부 기능 부분 정지)이 7일로 2주째에 접어들고 차입한도 상향조정 시한도 열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블랙 스완’인 미국의 채무 불이행(디폴트)에 대한 우려가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

블랙 스완이란 일어날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일단 터지면 엄청난 충격을 가져오는 사건을 의미하는 것으로 월가 출신의 나심 탈레브 교수가 지난 2007년 월가 허구를 파헤친 동명의 책을 내고 그 이듬해 금융 위기가 본격화되면서 경제 분야에서도 널리 쓰이기 시작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주말 판에서 신용 부도 스와프(CDS) 미국물 거래 추이를 분석하면서 디폴트 우려가 지난 2주 사이 특히 급증했다고 경고했다.

즉, 5년 만기 미 국채 1천만 달러 어치를 1년간 보증하는 비용이 지난 4일 약 4만 1천165유로(5만6천60 달러: 약 6천만원)로 전문집계기관 마킷이 분석했다고 전했다.

2주 전만 해도 이 비용은 2만 1천831유로였다.

만기 1년짜리 미 국채 CDS 비용은 지난 4일 5만 3천750유로로 집계됐다.

이 비용도 2주 전 5천125유로에 불과했다.

그 사이에 무려 10배 이상 뛴 것이다.

그만큼 부도 위험이 커진 것으로 시장이 판단한다는 의미다.

저널은 미 국채 5년 물과 1년 물의 CDS 비용이 이처럼 역전된 것은 지난 2011년 중반 이후 처음임을 상기시켰다.

당시도 백악관과 공화당은 재정 감축 문제로 정면에서 충돌했다.

저널은 채권 부도가 날 때 통화 가치 하락으로 말미암아 손해가 가중되는 것을 피하고자 통상적으로 미국 CDS는 유로화로, 유럽 CDS는 달러로 각각 거래된다고 설명했다.

런던 소재 헤지펀드인 PVE 캐피털의 겐나로 푸치는 저널에 “(걱정은 하지만) 누구도 (미국의 파산은) 일어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PVE가 미국 CDS를 사고나 팔지 않는다고 그는 덧붙였다.

그러나 상황이 터지면 주식과 채권시장에 심각한 충격이 불가피하다고 경고했다.

저널은 이를 “시장이 미국 채권의 둠스데이(최후 심판일)에 베팅한다”고 표현했다.

실물경제학자들은 경기 침체를 경고했다.

CNN 머니가 지난 4일 조사 결과를 보도한 바로는 월가 실물경제학자 22명 가운데 절반은 ‘미 의회가 시한 안에 차입 상한을 상향 조정하는 데 실패하면 미국이 또다시 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침체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고 상대적으로 낙관한 학자들도 ‘차입 상한을 높이지 않는 것은 매우 나쁜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이들 학자는 ‘셧다운 만으로는 침체까지 가지 않는다’면서 그러나 ‘차입 상한을 묶으면 그 충격이 엄청날 것’이라고 거듭 경고했다.

조사에 응한 웰스 파고 시큐리티스의 샘 블러드 이코노미스트는 CNN 머니에 “차입 상한이 계속 묶이면 우선 금융시장이 흔들리고 이어 달러와 미 국채에 대한 신뢰가 주저앉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리고 미국의 재정 지출도 대폭 줄어들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제이콥 루 미국 재무장관도 의회에 거듭 경고를 보냈다.

그는 6일 CNN 대담에 나와 “17일이 되면 우리가 더는 차입할 수 없게 된다”면서 “의회가 불장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16조 7천억 달러인 차입 상한을 높이기 위한 “특별한 조치”가 시급하다면서 그렇지 못하고 17일이 넘어가면 이후 며칠 사이에만 최대 600억 달러의 지출에 구멍이 생긴다고 경고했다.

반면, 국고에는 300억 달러만 남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각료회담에 참석한 페니 프리츠커 미 상무장관도 6일 “미국 기업에도 셧다운 충격이 가시화되기 시작했다”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 BBC는 미국 방산기업 록히드 마틴이 지난 4일 직원 3천 명에 대한 무급 휴가 계획을 밝힌 점을 상기시켰다.

WSJ는 ‘셧다운은 사이드쇼이며 진짜 위협은 차입 한도’란 제목의 7일 자 사설에서 “우리가 보는 워싱턴의 게임은 코미디가 아닌 러시안룰렛”이라고 경고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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