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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편의점 CVS “담배 안 팝니다”

美편의점 CVS “담배 안 팝니다”

입력 2014-02-07 00:00
업데이트 2014-02-07 0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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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까지 7600여곳서 판매 중단

미국에서 가장 큰 ‘약국 겸용 편의점’(드럭스토어) 체인이 매출 감소를 감수하고 담배를 팔지 않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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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액 기준으로 미국 내 최대 드럭스토어 체인인 CVS는 오는 10월까지 전국의 7600여개 점포에서 담배 판매를 중단할 계획이라고 5일(현지시간) 밝혔다. CVS의 담배 판매 중단에 따른 연간 매출 손실은 20억 달러(약 2조 1560억원)로 추산된다. CVS의 전체 연간 매출 1230억 달러(2012년 기준)의 1.6% 정도지만 개별 매장 입장에서는 무시할 수 없는 규모다.

CVS의 이번 결정은 식품의약국(FDA)이 지난 4일 대대적인 청소년 금연 캠페인을 벌이겠다고 발표한 직후 나온 것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CVS는 훌륭한 모범을 만들었다”고 찬사를 보냈다.

CVS가 당장의 매출액 감소를 감수하면서까지 자발적으로 담배 판매 중단을 결정한 것은 드럭스토어의 독특한 성격이 내포한 모순을 더 이상 견디기 힘들어서다. 드럭스토어는 얼핏 잡화를 파는 대형 슈퍼마켓 분위기이지만 한쪽 구석에는 엄연히 약사가 상주하는 약국이 있다. 때문에 시민단체로부터 매장 내 한쪽에서는 건강을 위한 약을 팔면서 다른 한쪽에서는 건강을 해치는 담배를 팔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래리 멀로 CVS 의약품 판매부문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그동안 일부에서 ‘CVS가 한쪽에서 건강 관리 사업을 하고, 매장 다른 편에서는 어떻게 담배를 판매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는데 사실 대답이 궁색했다”고 털어놨다.

단기적으로는 매출 손실이 불가피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담배 판매 중단이 득이 될 것이라는 계산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CVS는 올봄부터 정부가 ‘50만명 금연 목표’ 달성을 위한 대대적 캠페인에 돌입하는 것을 계기로 건강 관리 사업 부문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담배 판매 중단에 따른 손실분을 벌충한다는 계산이다. ‘최초의 담배 판매 중단 매장’이라는 이미지를 통해 고객 건강을 중시하는 업체라는 홍보 효과를 얻게 된 것도 무시 못할 소득이다.

금연 단체는 이번 CVS의 결정이 월그린, 월마트 등 다른 드럭스토어나 대형 매장의 담배 판매 중단으로 이어지길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담배 구매는 드럭스토어보다는 일반 편의점을 통해 이뤄진다는 점에서 금연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도 일각에서는 나온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2014-02-07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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