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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런-버냉키, 정책은 닮은꼴 스타일은 차이

옐런-버냉키, 정책은 닮은꼴 스타일은 차이

입력 2014-03-20 00:00
업데이트 2014-03-20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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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후 첫 FOMC·기자회견…경기부양 기조 유지 관측

“우리는 정확하게 같은 목표를 가지고 있다. 그는 아주 좋은 어젠다를 가졌고 나도 그걸 공유했다.”

미국의 새 ‘경제대통령’인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19일(현지시간) 취임 후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주재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벤 버냉키 전 의장과의 차이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옐런 의장은 “내가 전력을 다할 목표는 회복세를 본격화해서 미국 국민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물가상승률을 정책목표인 2%로 돌려놓는 것”이라면서 “전임자도 똑같이 이를 위해 헌신했다”고 말했다.

취임 전부터 연준의 양대 정책목표 가운데 물가안정보다는 완전고용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좌표’를 제시하면서 전임자인 버냉키 의장의 경기부양 기조를 이어가겠다고 밝힌 것을 재확인한 셈이다.

그는 특히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미국 경제가 엄청난 타격을 입었다고 지적한 뒤 “우리의 회복세는 실망스러웠다”면서 “(연준의) 통화정책은 이를 상쇄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시도했다”고 강조했다.

최근 경기회복세가 계속되면서 당초 계획대로 양적완화(QE) 출구전략을 진행하고 있지만 버냉키 의장이 3차례나 단행한 비전통적 통화정책 수단인 대규모 자산매입 프로그램이 적절했다고 치켜세운 것이다.

옐런 의장은 또 버냉키 의장이 연준의 ‘비밀주의’를 타파하겠다면서 내놓은 여러 방안도 대부분 이어갔다. FOMC 정례회의 직후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비교적 쉬운 용어로 경기를 진단·전망하고 통화정책을 설명함으로써 시장과 소통하려는 노력을 그대로 물려받았다는 평가다.

다만 단기금리 인상 시점을 연준의 종전 실업률 목표치(6.5%)와 더는 연계하지 않고 여러 ‘정성적’ 상황을 종합 검토해 결정하기로 한 것은 나름대로 차별성을 기하겠다는 의도를 보인 것으로 읽혀졌다.

이처럼 옐런 의장이 전임자와 정책적인 측면에서는 ‘닮은꼴’이지만 첫 기자회견에서 보여준 스타일은 적지않은 차이를 느끼게 했다.

우선 기자회견장에 종종걸음으로 등장해 알아듣기 어려울 정도의 ‘속사포’ 발언을 쏟아내던 버냉키 전 의장과는 달리 여유 있는 모습으로 차분하게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는 모습이 돋보였다.

또 간단한 질문에도 원론적이긴 하지만 10분 가까이 성의있는 답변을 이어가면서 수십년간 경제 분야에 천착한 전문가의 면모를 보였다.

그는 이날 회견 마지막에 샌프란시스코 연방은행 총재 시절 일화를 소개하면서 여성적인 섬세함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는 “내가 샌프란시스코에 있을 때 우리는 금융위기로 큰 타격을 입은 저소득 계층에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이 무엇일까를 연구하고, 이들에게 어떤 조언이 필요한지를 찾아내기 위해 노력했다”면서 “지금도 이런 위기를 겪은 계층을 대표하는 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려 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일각에서는 옐런 의장이 이날 기준금리 인상 시기에 대해 비교적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은 것에 대해 노련한 버냉키 의장이 범하지 않은 ‘초보의 실수’라는 지적을 내놓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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