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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낵 대신 채소·운동”…오바마 부부 백악관 바꿨다

“스낵 대신 채소·운동”…오바마 부부 백악관 바꿨다

입력 2014-04-21 00:00
업데이트 2014-04-21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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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내외, 직원들에 올바른 먹을거리·규칙적 운동 권장

조지 W. 부시 대통령 시절 미국 백악관엔 ‘텍스멕스(Tex-Mex) 목요일’이란 게 있었다. 백악관 식당에서 텍사스 풍 멕시코 음식이 나오는 날이다. 기름지고 열량이 높아 전임 부시 대통령의 입맛엔 그만이었다.

그러나 버락 오바마 대통령 내외가 백악관에 입성하면서 텍스멕스 목요일은 사라졌다. 대신 채소와 과일이 빈자리를 채웠다. 백악관 직원들은 “백악관 주인이 바뀌면서 백악관의 문화가 극적으로 바뀌었다”고 말한다.

워싱턴포스트(WP)는 21일자 기사에서 “오바마 부부가 백악관을 텍스멕스와 돼지껍질 스낵(pork rinds)에서 채소와 운동으로 바꿨다”고 전했다. 대통령 내외가 직접 나서 백악관 직원들에게 올바른 먹을거리와 규칙적인 운동을 권장하고 있다는 얘기다.

애초 백악관은 그렇게 건강한 직장이 아니었다. 살인적인 일정 때문이다. 부시 대통령 재임 당시 직원들이 “시간이 없어 백악관에서 평생 먹은 것보다 더 많은 치킨을 먹었다”라든지 “운동을 한 적은 손에 꼽는다”고 말할 정도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도 조깅 중 인근 맥도날드를 들르곤 했다. 아버지 부시(조지 H.W 부시) 대통령은 식단에 브로콜리를 올려놓지 못하게 하고 대신 돼지껍질 스낵을 즐겨 먹었다. 아버지 부시는 어린시절 어머니가 먹도록 강요한 브로콜리를 매우 싫어해 대통령이 되고는 더는 브로콜리를 먹지 않겠다고 선언(?)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오바마 내외는 이런 ‘건강치 못한’ 문화를 바꾸기 시작했다.

당장 대통령·영부인 집무실엔 사과를 담은 그릇을 갖다놨다. 직원들이 출출할 때마다 과일로 배를 채우란 의미에서다. 자판기도 사라졌다. 식당 메뉴엔 열량이 표기됐다. 중동의 건강식품 ‘후무스’가 끼니때 나오는가 하면, 영부인은 백악관 뒤뜰 텃밭에서 직접 기른 채소를 국빈만찬상에 올렸다.

운동도 직접 독려했다. 오바마는 자신의 개인 트레이너로부터 백악관 직원 모두가 지도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그러다 보니 자신의 운동시간을 공용 달력에 적거나, 운동을 하느라 회의에 늦는 직원도 생겼다. 이젠 부서별로 얼마나 운동을 많이 했나 경쟁하는 제도도 있다.

이러한 변화는 백악관 밖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오바마 정부는 올 9월부터 학교 내에서 설탕이 첨가된 음료의 광고를 금지했다. 식품 라벨엔 열량을 더 크고 굵은 글씨로 표기하도록 했다. 모두 오바마 내외가 첫 집권기 때부터 벌여온 ‘비만과의 전쟁’의 일부다.

물론 공화당은 ‘정부가 개인의 먹을 자유를 침해한다’며 반발한다. 그러나 2004년 14%였던 미국의 2~5세 비만율은 2012년 8%로 크게 줄었다.

WP는 “오바마 정부의 이같은 시도가 대중의 먹는 행위에 대한 태도를 바꾸는 데 도움을 줬다”고 평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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