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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앙숙’ 美·쿠바, 에볼라로 손잡나

‘50년 앙숙’ 美·쿠바, 에볼라로 손잡나

입력 2014-10-22 00:00
업데이트 2014-10-22 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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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트로 “퇴치 위해 美와 협력” NYT “의료단 400명 파견한 쿠바 기금만 내는 선진국보다 용감”

“에볼라에 맞서 싸우기 위해서라면 기꺼이 미국과도 함께 일할 수 있다.”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이 20일(현지시간) 수도 아바나에서 개최한 중남미 좌파국가들의 결성체인 ‘미주를 위한 볼리바르 동맹’(ALBA) 특별정상회담에서 한 말이다. 이 발언이 주목받는 이유는 1961년 미국과의 국교 단절 이후 50년 넘도록 냉랭한 관계를 유지해 왔던 쿠바가 세계적인 에볼라 위기를 맞아 오랜 적대국 미국과 협력할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카스트로 의장은 이날 “에볼라가 서아프리카에서 멈추지 않는다면 인류 역사상 가장 치명적인 전염병이 될 수도 있다”며 각국이 에볼라 퇴치를 정치화하는 것을 지양하고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협력해야 한다는 뜻을 피력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카스트로 의장의 형인 피델 카스트로 전 의장도 최근 공산당 기관지 그란마 기고를 통해 “미국과 쿠바 간 평화를 위해서가 아니라 세계 평화를 위해 에볼라 문제에 관해 미국인들과 협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인구 137명당 의사가 1명꼴로 ‘중남미 의료 선진국’에 속하는 쿠바는 에볼라가 확산한 서아프리카 국가에 의료진 파견 국가 중 최대 규모인 400명을 보내며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노력을 펼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가 이날 사설을 통해 “마땅히 칭찬받고 본보기가 돼야 한다”고 호평했을 정도다. NYT는 미국과 선진국들이 ‘기금 지원’으로 뒤에서 생색만 내고 있을 때 쿠바는 현장에 가장 필요한 의료 인력을 보냈다고 지적했다. 또 “미국이 에볼라 문제에 가장 용감한 기여국인 쿠바와 외교적으로 거리를 두고 있다는 것은 수치”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2014-10-22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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