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흉악범죄 증가를 시민들의 경찰 감시 탓으로 돌려 논란
제임스 코미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시민들의 스마트폰 촬영으로 경찰이 위축된 탓에 최근 살인 등의 흉악 범죄가 늘고 있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23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코미 국장은 이날 시카고대 로스쿨 강연에서 “지난해 줄어든 살인 범죄가 미국 전역에서 다시 급증했다”며 “이는 시민들이 경찰의 행동을 촬영해 공개적으로 비난하면서 경찰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게 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코미 국장은 “일선 경찰관들은 시민들이 스마트폰으로 자신을 촬영해 조롱하는 것을 두려워해 경찰차에서 나가기를 꺼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해 경찰 내부에서 과잉 진압, 용의자 사살 등에 대한 자체 조사가 빈번히 진행됐고, 이 때문에 조직 내부에서 ‘냉랭한 바람’이 불어 일선 경찰관들이 소극적으로 변했다고도 주장했다.
이어 지난해 미 퍼거슨 시에서 백인 경관의 총격에 목숨을 잃은 비무장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 사건이 발생한 이후 경찰의 총기 사용에 대해 많은 논의가 이뤄졌지만, 흉악범을 막기 위해선 ‘강력한’ 경찰의 존재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또 용의자를 죽이고 과잉진압하는 인터넷 동영상 속 경찰의 모습만을 기억하기보다 우리의 삶을 구하는 경찰의 역할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유튜브에서 미국 경찰이 흑인 소년이나 장애인을 때리고 덮치며 체포하는 동영상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지난 4월에는 백인 경찰이 등을 보이며 달아나는 흑인에게 8발의 총을 쏘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긴 시민 제보 영상이 공개되면서 공분을 사기도 했다.
코미 국장의 이날 발언을 놓고 경찰이 실제로 흑인 용의자에게 부당한 공권력을 행사한다는 사실이 최근 법무부 조사로 속속 확인되는 상황에서 부적절한 주장을 한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