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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냥 후 돌연 자연사?… 美 대법관 죽음 ‘음모론’ 확산

사냥 후 돌연 자연사?… 美 대법관 죽음 ‘음모론’ 확산

박기석 기자
박기석 기자
입력 2016-02-16 22:44
업데이트 2016-02-17 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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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청받은 사냥꾼들이 시신 발견… 현장 확인·부검없이 판사가 선고

오바마, 스캘리아 후임 인선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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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터닌 스캘리아 미국 연방대법관 AFP 연합뉴스
앤터닌 스캘리아 미국 연방대법관
AFP 연합뉴스
갑작스럽게 사망한 앤터닌 스캘리아 미국 연방대법관의 죽음을 둘러싸고 석연찮은 점이 보도되면서 일각에서는 음모론까지 제기되고 있다. 그의 마지막 상황이 불투명한 것이다.

윌리엄 리치 전 워싱턴DC 경찰 범죄수사국장은 지난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스캘리아 사망 직후 전문가에 의한 검시와 부검이 이뤄지지 않아 미심쩍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스캘리아 대법관은 13일 오전 텍사스주 서브 섀프터 인근에 있는 고급 리조트인 시볼로 크리크 랜치의 객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최초 발견자는 리조트 주인인 존 포인덱스터와 손님들이었다.

스캘리아 대법관은 지난달 말 싱가포르와 홍콩을 돌며 자신의 책 사인회를 할 정도로 최근까지 건강한 편이었다. 그는 텍사스의 리조트에 도착하기 직전인 10일과 11일에 주치의인 브라이언 모나한 해군 소장에게 찾아가 자기공명영상(MRI) 장치로 어깨를 검사받았다고 AP가 보도했다. 모나한 소장은 스캘리아 대법관의 건강이 수술을 견딜 정도로 충분히 강하지 않아 수술 대신 재활을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캘리아 대법관은 12일 친구 1명과 함께 전세기를 타고 텍사스주 휴스턴에 들러 도시를 둘러본 뒤 리조트로 향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포인덱스터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당시 리조트에는 포인덱스터가 초청한 손님 35명이 먼저 와 있었다. 스캘리아 대법관은 이날 늦게 일행과 함께 꿩 사냥을 나갔으나 직접 사냥을 하지는 않고 주변을 산책했다. 그는 리조트로 돌아와 저녁 파티에 참석했으나 오후 9시쯤 다른 이들보다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포인덱스터는 다른 손님들도 대부분 오후 10시쯤 각자의 방으로 돌아갔다고 말했다.

다음날인 13일 스캘리아 대법관이 아침 식사 자리에 나타나지 않자 포인덱스터는 처음에 그가 늦잠을 잔다고 생각했으나 시간이 지나도 나오지 않아 다른 손님과 함께 그의 방에 들어갔다고 증언했다. 당시 스캘리아 대법관은 잠옷을 입은 채 평화롭게 누워 있었다고 포인덱스터는 말했다.

대법관의 경호를 맡은 연방보안관과 구급대원이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으나 사망 선고를 내려야 할 프리시디오 카운티 법원의 신데렐라 게바라 판사는 휴대전화가 잘 터지지 않는 지역 사정상 몇 시간 후에야 연락이 닿았다. 쇼핑 중에 연락을 받은 게바라 판사는 오후 1시 52분쯤 전화로 스캘리아 대법관이 자연사로 숨졌다고 선고했다. 게바라 판사는 현장에 가지 않은 채 연방보안관으로부터 살인 정황이 없다는 의견과 스캘리아 대법관의 주치의로부터 몇 가지 만성 질환이 있었다는 사실을 전화를 통해 듣고 자연사라고 결론 내렸다고 WP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가족들이 원하지 않아 부검은 이뤄지지 않았다.

리치는 이와 관련해 “의사가 지켜보지 않은 상황에서 대법관이 죽었다. 살인 수사 훈련을 받지 않은 연방보안관이 살인 정황이 없다고 말했다. 현장을 확인하지도 않고 의학 교육도 받지 않은 판사가 심장마비사라고 밝혔다”며 미심쩍은 정황을 조목조목 제시했다. 그는 이어 “전직 살인 수사관으로서 부검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데 놀라서 할 말을 잃었다”며 “무언가 수상쩍은 일이 벌어지고 있음을 직감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연방대법관 후보자 인선에 들어갔다. 에릭 슐츠 백악관 부대변인은 15일 “오바마 대통령이 추상적인 이론이 아니라 미국인의 일상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서 정의를 이해하는 사람”을 연방대법관 후보로 찾고 있다”고 밝혔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2016-02-17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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