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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폴트 위기 넘긴 베네수엘라…“빵 하나 사려고 가게 4곳 순회”

디폴트 위기 넘긴 베네수엘라…“빵 하나 사려고 가게 4곳 순회”

입력 2016-02-29 10:15
업데이트 2016-02-29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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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하락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베네수엘라가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를 넘겼다.

그러나 외환보유액이 고갈되고 있어 베네수엘라가 올해를 넘기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9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들에 따르면 지난 26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는 국제 채권단에 15억 달러의 채권을 갚았다.

WSJ에 따르면 베네수엘라의 외환보유액은 13년래 최저치인 145억6천만 달러로 쪼그라들었다. 올해 들어서만 18억 달러가 소진된 것이다.

지난달 베네수엘라는 13억 달러어치의 금괴를 스위스로 보냈다. 이는 2월 만기도래한 채무를 갚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11월 기준, 베네수엘라의 외환보유액 중 60% 이상은 금으로 보관돼 있다. 따라서 베네수엘라는 빚을 갚으려면 금을 팔거나 이를 외환과 교환해야 한다.

이날 넬슨 메렌테스 베네수엘라 중앙은행 총재는 외국계 은행과 투자 펀드로부터 50억 달러어치를 빌려오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빌린 돈의 30억 달러는 정부 재원으로, 20억 달러는 캐나다 골드 리저브사와의 합작사에 지원할 예정이다.

지난주 베네수엘라 정부와 골드 리저브는 베네수엘라 광산 두 곳을 공동개발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수출의 96%를 원유 수출에 의존하는 베네수엘라 경제는 유가 하락에 국가 재정이 크게 타격을 입으면서 생필품마저 구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AFP통신은 베네수엘라의 베이커리 전문점 앞에 ‘빵이 없다’는 간판을 보는 것이 이제는 흔한 일이 됐다고 전했다.

베네수엘라는 밀을 재배하지 않아 밀을 전적으로 수입에 의존한다. 그러나 국가 재정이 파탄 나면서 밀 수입조차 쉽지 않은 실정이다.

그나마 밀가루를 구할 수 있는 일부 빵 가게에서도 1인당 구매량을 제한해 빵 가게 앞에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빵을 구하려는 사람들로 줄이 끝나지 않는다.

바게트만 한 사이즈 하나를 구하기 위해 4개의 빵 가게를 순회했다는 71세의 한 노인은 빵을 사는 것이 고행이 됐다고 토로했다.

빵을 구하기 어려워지자 햄버거나 핫도그 판매상들도 물량을 댈 수 없는 실정이다.

베네수엘라 밀 노동자협회에 후안 크레스포 대표는 “제분소 기능이 마비될까 매우 걱정된다”라며 지금까지 베네수엘라의 12개 제분소 중 5개가 문을 닫았다고 말했다.

익명의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밀 재고량이 12일치분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앞서 오는 3월에 17만 톤의 밀이 수입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한 달 수요를 채우고 겨우 30일을 더 버틸 수 있는 물량이다.

물량이 부족해지면서 베네수엘라의 물가는 고공행진하고 있다.

베네수엘라의 작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181%를 기록한 바 있다.

베네수엘라의 해외 채무는 1천200억 달러 가량으로 대다수 전문가는 베네수엘라가 디폴트 위기에 재차 휩싸일 것으로 내다봤다.

노무라증권의 시오반 모덴 이사는 WSJ에 “베네수엘라가 빚을 갚으려고 애쓴다는 점은 채권단에게 고무적이다”라면서도 “갚을 능력이 되냐는 것은 진정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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