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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업계도 인종차별 반대… 130년 된 브랜드 퇴출

식품업계도 인종차별 반대… 130년 된 브랜드 퇴출

김규환 기자
입력 2020-06-18 20:44
업데이트 2020-06-19 0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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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산되는 ‘역사 바로세우기 운동’

흑인 남성 노인 얼굴을 ‘엉클 벤스’ 로고로 쓴 식품 제조사 마스의 가공쌀 제품(위)과 흑인 유모 이미지 ‘앤트 제미마’를 로고로 쓴 식품 대기업 퀘이커의 팬케이크 가루(아래). 두 기업은 최근 인종차별 반대 운동의 확산에 따라 흑인 이미지의 브랜드를 바꾸기로 결정했다. AFP 연합뉴스
흑인 남성 노인 얼굴을 ‘엉클 벤스’ 로고로 쓴 식품 제조사 마스의 가공쌀 제품(위)과 흑인 유모 이미지 ‘앤트 제미마’를 로고로 쓴 식품 대기업 퀘이커의 팬케이크 가루(아래). 두 기업은 최근 인종차별 반대 운동의 확산에 따라 흑인 이미지의 브랜드를 바꾸기로 결정했다.
AFP 연합뉴스
美, 흑인 유모 이미지·로고 등 변경 추진
英 옥스퍼드대는 로즈 동상 철거 검토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 이후 인종차별 반대가 ‘역사 바로 세우기 운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영국에서는 제국주의자의 동상 철거를 준비하고 미국에서는 인종차별 브랜드를 퇴출시키기로 한 것이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영국 옥스퍼드대 교직원으로 구성된 오리엘칼리지 이사회는 17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남아프리카공화국 총독을 지냈던 세실 로즈의 동상을 철거하라고 대학 측에 권고했다. 그러면서 “로즈 동상에 대해 논의하는 독립 조사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로즈 동상은 일단 조사위원회가 논의를 마치는 올해 말까지 유지된다.

로즈 동상 철거 요구는 이전에도 있었지만 대학 측은 줄곧 거부했다. 세실 로즈는 19세기 말 남아공 총독을 지내며 영국의 아프리카 식민지 건설에 앞장선 인물이다. 금·다이아몬드광 사업으로 막대한 부를 쌓은 그는 모교인 오리엘칼리지에 장학재단을 설립해 지난 100년간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등 유학생들의 장학금을 지원했다. 동상 철거 논란이 가열되면 일부 동문이 대규모 기부금 철회 의사를 밝히는 바람에 대학 측은 동상 철거에 반대해 왔다. 그러나 조지 플로이드의 사건에 따른 인종차별 반대가 제국주의 청산으로 이어지면서 이사회가 나서 로즈 동상을 철거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은 것이다.

미국에서는 흑인 여성의 얼굴을 로고로 사용해 온 130년 역사의 팬케이크·시럽 브랜드가 퇴출된다. 펩시코의 자회사인 식품 대기업 퀘이커는 이날 팬케이크 가루와 시럽, 아침식사 제품을 생산하는 앤트 제미마 브랜드와 로고를 퇴출하기로 결정했다고 NBC 방송이 전했다. 퀘이커는 브랜드의 로고에 담긴 이미지가 인종주의에 뿌리를 두고 있다며 이 이미지를 퇴출하고 브랜드 명칭을 바꾸겠다고 밝혔다. 쌀 등 식품을 제조하는 ‘엉클 벤스’ 브랜드를 소유한 마스도 이날 “지금이 바로 시각적 브랜드 정체성을 포함한 엉클 벤스의 브랜드를 진화시킬 때”라며 변화를 약속했다. 엉클 벤스는 1946년부터 나비넥타이를 맨 흑인 남성 노인의 이미지를 로고로 써 왔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2020-06-19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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