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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 목숨도 소중하다’ 미국 곳곳서 증오범죄 규탄 시위

‘아시안 목숨도 소중하다’ 미국 곳곳서 증오범죄 규탄 시위

윤창수 기자
윤창수 기자
입력 2021-03-19 12:31
업데이트 2021-03-19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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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하원에서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차별과 폭력을 집중 조명하는 청문회 30년만 열려

18일 미국 미네소타주 미네아폴리스에서 열린 아시안 연대 행진에서 한 참가자가 증오범죄를 멈추라는 팻말을 들고 있다.연합뉴스
18일 미국 미네소타주 미네아폴리스에서 열린 아시안 연대 행진에서 한 참가자가 증오범죄를 멈추라는 팻말을 들고 있다.연합뉴스
한인 여성 4명을 포함해 8명의 목숨을 앗아간 애틀랜타 총격 사건으로 미국 곳곳에서 아시아계를 겨냥한 증오와 폭력에 저항하는 시위가 이어졌다.

정치권과 유명인도 속속 연대에 나서면서 지난해 미국을 들끓게 했던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운동과 같은 확산세를 이어갈지도 될지 주목된다.

지난 16일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는 21세의 백인 로버트 에런 롱이 마사지숍과 스파 등 3곳을 돌며 총격을 가해 한인 4명을 포함해 8명이 사망하는 충격적 사건이 벌어졌다.

총격사건 이틀째인 17일 밤(현지시간) 워싱턴DC, 뉴욕시, 애리조나주 피닉스,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등지에서 각각 추모객들이 거리로 몰려나왔다.

워싱턴DC의 차이나타운에서는 약 200명이 모여 집회를 열고 ‘아시안 목숨도 소중하다’(Asian Lives Matter), ‘아시안 증오를 멈춰라’(#StopAsianHate)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거리를 행진하며 구호를 외쳤다.

지난해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경찰의 가혹 행위로 사망한 이후 인종 차별 항의 시위가 미 전역을 휩쓸 때 사용된 것과 비슷한 구호가 등장한 것이다. 한글로 ‘경찰은 범죄를 예방하지 않는다. 우리는 우리를 지킨다’고 적힌 플래카드도 있었다.

온라인 모금 웹사이트 ‘고펀드미’(www.gofundme.com)에서는 이번 총격으로 목숨을 잃은 희생자들의 안타까운 사연을 공개하고 이들의 장례 비용을 지원해주자는 취지의 계정이 속속 개설됐다.
한인 여성 4명 등 모두 8명이 희생된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연쇄 총격이 벌어진 지 이틀 뒤인 18일(현지시간) 세 군데 범행장소 가운데 한인 여성들이 숨을 거둔 애틀랜타 시내 두 스파 업소 근처에 마련된 임시 추모 터에 더 많은 꽃과 아시아인 증오범죄를 끝내자는 팻말이 눈에 띈다. 애틀랜타 AFP 연합뉴스
한인 여성 4명 등 모두 8명이 희생된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연쇄 총격이 벌어진 지 이틀 뒤인 18일(현지시간) 세 군데 범행장소 가운데 한인 여성들이 숨을 거둔 애틀랜타 시내 두 스파 업소 근처에 마련된 임시 추모 터에 더 많은 꽃과 아시아인 증오범죄를 끝내자는 팻말이 눈에 띈다.
애틀랜타 AFP 연합뉴스
미 하원에서는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차별과 폭력을 집중 조명하는 청문회가 18일 열렸다.

청문회에는 한국계인 영 김·미셸 박 스틸, 중국계인 주디 추, 대만계인 그레이스 멩 하원의원과 태국계인 태미 덕워스 상원의원 등 이번 총격 사건으로 희생된 아시아계 여성 6명과 같은 숫자의 여성 의원들이 증인으로 나왔다. 하원에서 이런 청문회가 열린 것은 30여년만이다.

한국계 배우 겸 코미디언인 마거릿 조는 이날 트위터에서 “화가 난다. 이건 테러리즘이다. 이건 혐오범죄다. 우리를 살해하는 것을 멈춰라”고 호소했다.

여배우 귀네스 팰트로는 “아시아계 미국인 사회에 깊은 애정을 보낸다”며 “여러분은 미국을 더 좋게 만들고 있으며, 우리는 여러분을 사랑한다”고 소셜미디어에 썼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18일(현지시간) 저녁 뉴욕한인회 주최로 퀸스 플러싱의 레너즈스퀘어에서 열린 애틀랜타 연쇄 총격 희생자 추모식에 참석해 “유가족들에게 추모와 연대의 뜻을 전한다”고 말했다.

더블라지오 시장은 “그들이 경험한 것은 바로 테러리즘”이라며 아시아계를 겨냥한 이번 사건을 테러 사건으로 규정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한인들은 애틀랜타 연쇄 총격 사건을 계기로 증오범죄 근절을 촉구하는 대규모 차량 시위에 나섰다.

최대 70여대가 동참하는 차량 시위는 증오범죄 근절을 요구하는 포스터와 홍보 문구를 차량에 부착하고 한인타운 일대를 운행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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