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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쏠 사람 없다”는데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대법원 “사형수에 선택권 줘야”

“총 쏠 사람 없다”는데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대법원 “사형수에 선택권 줘야”

임병선 기자
입력 2021-06-18 08:31
업데이트 2021-06-18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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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각 25일(이하 현지시간)과 18일 사형 집행이 예정돼 있었던 프레디 오언스(왼쪽)와 브래드 시그먼이 16일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대법원의 판결에 따라 일단 형 집행이 중단된 가운데 총살형이나 전기의자형 둘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게 됐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 교정국 제공 AP 연합뉴스
각각 25일(이하 현지시간)과 18일 사형 집행이 예정돼 있었던 프레디 오언스(왼쪽)와 브래드 시그먼이 16일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대법원의 판결에 따라 일단 형 집행이 중단된 가운데 총살형이나 전기의자형 둘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게 됐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 교정국 제공 AP 연합뉴스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교도소에서 오랜 세월 집행을 기다려 온 사형수 둘이 이달 중에 전기의자에 앉는 일은 일단 피하게 됐다. 교정 당국이 총살형을 집행할 대원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어찌 됐든 두 집행 방법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한 법에 보장된 권리를 누려야 한다고 주 대법원이 판결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대법원은 지난 16일(이하 현지시간) 브래드 시그먼(63)과 프레디 오언스(43)에 대한 사형 집행을 중단하도록 명령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시그먼은 야구방망이로 전 여자친구의 부모를 살해해 2002년 사형이 확정됐으며, 오언스는 편의점 점원을 살해한 혐의로 1999년 이후 집행을 기다려왔다. 원래 시그먼은 오는 18일, 오언스는 오는 25일 전기의자에 앉혀 각각 사형이 집행될 예정이었다. 주 대법원은 사형수들이 지난해 발효된 새 법에 따라 총살형이나 전기의자형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권리가 있다며 형 집행을 중단시켰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는 2010년 이래 사형을 집행하지 않고 있다. 37명의 사형수가 형 집행을 기다리고 있다. 이 주는 1996년부터 13년 동안 한 해 평균 3명의 사형수를 독극물 주사로 처형해왔다. 하지만 제약사들이 사형 집행용 약물 생산을 중단하면서 집행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기존 법 아래에서는 독극물 주사로만 집행이 가능했기 때문이었다.

이에 헨리 맥매스터 주지사는 지난달 17일 새로운 사형 부활법에 서명했다. 이 법은 처형용 약물이 확보되면 독극물 주사형을 실시하되, 그렇지 않으면 사형수가 전기의자형이나 총살형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규정했다.

새 법에 따라 주 교정국은 사형 집행 준비에 착수했지만 처형용 독극물 확보는 불가능하며, 총살형 집행을 위한 총살대는 아직 준비되지 않았다고 주 교정국은 밝혔다. 결국 두 사형수는 전기의자로 처형되는 수밖에 없었다.
미국에서도 전기의자로 사형을 집행하는 주는 8개 밖에 안되며 총살형이 가능한 곳은 4개 주에 그친다. 게티이미지 자료사진
미국에서도 전기의자로 사형을 집행하는 주는 8개 밖에 안되며 총살형이 가능한 곳은 4개 주에 그친다.
게티이미지 자료사진
이에 두 사형수의 변호인들은 “전기의자형은 매우 잔인한 사형 수단이며, 사형수들은 독극물 주사로 처형될 권리가 있다”며 주 대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주 법무부는 “교정국은 단지 법을 집행할 뿐이며, 전기의자 처형이 헌법에 위배된다는 판례는 없다”고 반박했지만 대법원은 사형수들의 손을 들어줬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 교정국은 판결이 전해진 뒤에야 총살 집행대에 관란 정책이나 절차를 만들어내는 쪽으로 움직이겠다고 밝혔다. “다른 주에서 어떻게 이런 절차가 진행되는지 살펴봐 가이드로 삼겠다. 우리는 총살 집행대가 처형의 한 옵션이 되면 법원에 알리겠다.”

사형정보센터에 따르면 사우스캐롤라이나를 포함한 8개 주는 전기의자형을, 사우스캐롤라이나를 비롯해 미시시피, 유타, 오클라호마 4개 주는 총살형을 여전히 유효한 집행 방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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