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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기 참사 유밸디가 고향인 매튜 맥커너히가 들고 온 녹색 컨버스화

총기 참사 유밸디가 고향인 매튜 맥커너히가 들고 온 녹색 컨버스화

임병선 기자
입력 2022-06-08 10:54
업데이트 2022-06-08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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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스타 매튜 맥커너히가 7일(현지시간) 백악관 브리핑룸을 찾아 자신의 고향인 텍사스주 유밸디의 한 초등학교에서 총기 참사로 스러진 어린 희생자들 가운데 열살 소녀 알리시아 라미레스의 사진을 들어 보이며 연설하다 복받치는 감정을 억누르려 애쓰고 있다. 워싱턴 AFP 연합뉴스
할리우드 스타 매튜 맥커너히가 7일(현지시간) 백악관 브리핑룸을 찾아 자신의 고향인 텍사스주 유밸디의 한 초등학교에서 총기 참사로 스러진 어린 희생자들 가운데 열살 소녀 알리시아 라미레스의 사진을 들어 보이며 연설하다 복받치는 감정을 억누르려 애쓰고 있다.
워싱턴 AFP 연합뉴스
지난달 총기 참사로 19명의 초등학생과 여교사 둘이 목숨을 잃은 텍사스주 유밸디가 고향인 할리우드 스타 매튜 맥커너히(53)가 녹색 컨버스 운동화를 들고 7일(현지시간) 백악관 브리핑룸을 찾았다.

연단에 나선 맥커너히는 희생자들의 사진을 하나하나 꺼내 들어보이며 어린 희생자들의 삶을 애도한 뒤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희생된 아이들이 죽기 전에 어떤 꿈을 갖고 있었는지 언급했다. 한 아이는 해양생물학자가 되고 싶어했고, 다른 한 명은 파리의 예술대학에 진학하고 싶어했다고 했다. 분을 참지 못한 듯 연설대를 주먹으로 내리치며 “이게 대체 뭐냐”고 말하기도 했다.

옆 자리에 앉아 있던 아내 카밀라가 무릎에 올려놓은 녹색의 컨버스 농구화가 눈길을 붙들었다. 마이티 율리아나 로드리게스란 이름의 여학생이 참사 순간 신고 있던 것으로, 그는 지난주 아내와 함께 고향을 찾아 희생자 가족과 함께 한 자리에서 이 운동화가 마이티의 신원을 확인할 유일한 증거로 쓰였음을 듣고 기가 막혔다고 털어놓았다.

맥커너히는 앞서 조 바이든 대통령을 만나 총기 규제 문제를 논의한 뒤 백악관 기자실을 찾았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그는 이 무의미한 죽음에 종지부를 찍고 합리적인 총기 규제 방안에 대한 초당적 처리를 촉구하기 위해 이 자리에 왔다”며 맥커너히를 소개했다.

그는 “(희생자들의) 부모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우리에게 그들이 무엇을 요구했는지 알고 있느냐”면서 “아이들의 꿈이 이어지길 바라는 것, 그들이 떠난 이후에도 뭔가를 이루길 바란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총기 구매 시 신원 조사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AR15 등 반자동 소총의 구매 허용 연령을 18세에서 21세로 상향하는 것은 물론, 위험 인물로 지목된 사람의 총기 소지를 금지하는 레드 플래그법(red-flag laws)의 시행도 촉구했다.
남편 매튜 맥커너히가 연설하던 도중 아내 카밀라가 유밸디 초등학교 총기 참사 희생자 중 한 명인 마이티 율리아나 로드리게스가 신고 있던 녹색 컨버스 운동화를 무릎에 올려둔 채 눈물을 훔치고 있다. 맥커너히는 마이티의 신원을 확인할 유일한 증거가 운동화 오른쪽 앞 부분에 남아 있던 하트 장식 뿐이었다고 기막혀 했다. 워싱턴 AP 연합뉴스
남편 매튜 맥커너히가 연설하던 도중 아내 카밀라가 유밸디 초등학교 총기 참사 희생자 중 한 명인 마이티 율리아나 로드리게스가 신고 있던 녹색 컨버스 운동화를 무릎에 올려둔 채 눈물을 훔치고 있다. 맥커너히는 마이티의 신원을 확인할 유일한 증거가 운동화 오른쪽 앞 부분에 남아 있던 하트 장식 뿐이었다고 기막혀 했다.
워싱턴 AP 연합뉴스
맥커너히는 “우리 국가와 주. 지역사회, 학교, 가정에 대한 합당하고 실질적이며 전술적인 규제”라며 “책임있는 총기 소유자들은 수정헌법 2조가 일부 정신나간 사람들에 의해 남용되는 것에 질렸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런 규제는 한 발 물러나는 것이 아니라, 시민사회와 수정헌법 2조를 위해 한 발 나아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맥커너히는 정치적 문제로 총기 규제 법안이 가로막혔음을 비판했다. 그는 “양쪽 모두 정치적 문제 너머에 우리가 당연한 문제를 볼 수 있느냐”며 “우리 손에 생명을 지키는 문제가 있음을 인정할 수 있느냐”고 되물었다. 그는 20분쯤 연설하는 도중 감정을 억누르지 못해 울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우리가 희생자들을 추도함에 있어, 이번에는 뭔가 다르다는 것을 알 필요가 있다”며 “이번에는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통로를 확보할 수 있다는 느낌이 있다”고 강조했다.

전날에는 민주당 소속 딕 더빈 상원 법사위원장을 비롯한 의원들을 만나 법안 처리를 호소하기도 했다.

영화 ‘댈러스 바이어스 클럽’으로 2014년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맥커너히는 정치적 견해를 앞장서 표명하는 편이다. 한때 텍사스 주지사 선거 출마를 검토하기도 했지만, 이번에는 접기로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유밸디 총기 참사 직후 텍사스주 오스틴 지역 일간지인 오스틴 아메리칸 스테이츠맨에 총기 규제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칼럼을 기고했다. 그는 “책임감이 있고 법을 준수하는 미국인은 수정헌법 2조에 따라 총기를 소지할 권리가 있다”며 “또한 동시에 우리에겐 아이들이 무의미하게 살해되는 것을 늦추기 위한 조처를 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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