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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코로나 처음 경고한 34세 중국 의사 결국 사망

신종코로나 처음 경고한 34세 중국 의사 결국 사망

윤창수 기자
윤창수 기자
입력 2020-02-07 07:31
업데이트 2020-02-07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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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리원량 출처:환구망
의사 리원량 출처:환구망
중국 우한에서 퍼지고 있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존재를 세상에 처음으로 알렸다가 당국에 끌려가 처벌을 받았던 의사 리원량(李文亮·34)이 7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사망했다.

환구망 등 중국 매체는 중국 우한 중앙병원이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를 통해 리원량이 이날 오전 2시58분(현지시간) 사망한 사실을 알렸다고 보도했다.

우한 중앙병원은 “리원량이 신종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과 싸우다 불행히도 감염됐다”면서 “우리는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애도한다”고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도 트위터를 통해 “리원량의 죽음에 매우 슬프다”며 “그가 바이러스(퇴치)를 위해 한 일을 기릴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리원량은 환자를 돌보다가 지난달 10일부터 기침과 발열 등 증세를 보여 입원했다. 최근 폐렴으로 상태가 악화돼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던 중이었다.

그는 지난해 12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발생 초기 이 사실을 은폐·축소하려던 중국 당국의 어두운 모습을 드러낸 상징적인 인물로 평가된다.

그는 작년 12월 30일 사스(SARS) 확진 환자 7명이 발생했다는 병원 문건을 얻게 됐다.

리원량은 그날 동창인 의사 7명이 같이 있는 인터넷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단체 대화방에서 화난(華南)수산물도매시장에서 사스 확진 환자들이 발생했다는 경고를 올렸고, 이후 이 사실은 인터넷에 급속히 전파돼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이후 공안은 리원량과 다른 의사 친구들을 데리고 가 이들이 유언비어를 퍼뜨려 사회 질서를 해쳤다면서 ‘훈계서’를 받았다.

훈계서는 조사자가 위법 사실을 인정하고 반성한다는 내용이 담긴 문건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중국 정부의 부실했던 초기 대응에 관한 비판이 커진 가운데 중국에서는 새로운 질병을 세상에 알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리원량의 재평가 요구가 높았다.

대중들은 그를 의로운 ‘내부 고발자’로 높이 평가했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초기 마스크 등 아무런 보호 장비 없이 환자를 돌보다가 감염됐다.

민족주의 성격이 강한 환구시보는 “리원량이 근무한 우한 중앙 병원은 이 치명적인 질병과의 전쟁에서 가장 치열한 전장 중 하나가 되었다”며 “그의 생존 실패는 이 전투의 어려움과 복잡성에 대한 증거”라며 안타까워했다.

이어 “우리는 더 많은 환자들의 생명을 구하고 더 많은 사람들이 리원량 박사와 다른 사람들이 처음 경고한 질병에 감염되는 것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한다”며 “전국이 우한과 후베이성을 응원하고 있으므로, 이 전쟁에서 승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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