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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마을, ‘유대인을 죽여라’ 이름 폐기 결정

스페인 마을, ‘유대인을 죽여라’ 이름 폐기 결정

입력 2014-05-26 00:00
업데이트 2014-05-26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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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북부의 소읍 카스트리요 마타후디오스가 근 5세기 동안 인종차별 논란을 초래한 마을 이름을 변경하기로 했다.

카스티요 마타후디오스 마을은 지난 1623년부터 현재의 명칭을 사용해왔으나 스페인어로 ‘마타후디오스’가 ‘유대인을 죽여라’는 의미여서 외부인들로부터 불쾌하다는 반응을 얻는 것은 물론 주민들도 그 유래를 설명하는데 진땀을 흘려야했다.

25일(현지시간) 실시된 주민 투표에서 기존의 마을 이름을 폐기하고 이보다 먼저 사용됐던 이름인 ‘카스트리요 모타 데 후디오스’를 채택하자는 읍장의 제안은 찬성 29표, 반대 19표로 통과됐다.

’모타 데 후디오스’는 ‘유대인의 언덕’이라는 뜻이다.

명칭 개정안을 발의하고 부결되면 사퇴하겠다며 굳은 결의를 보였던 로렌조 로드리게스 읍장은 개명을 위한 공식 문서작업에 곧 착수할 예정이며 6개월에서 1년 정도가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로드리게스 읍장은 ‘마타후디오스’라는 이름은 “우리가 유대인 공동체의 후손이기 때문에 말이 안 된다. 우리 마을의 방패 문장에는 다윗의 별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마을이 1035년에 생겼으며 유대인들의 피난처였다고 설명했다.

문제의 이름은 1492년 시작된 스페인의 종교박해의 영향 때문이라는 것이 정설이다. 당시 스페인은 국왕 칙령으로 유대인들에게 가톨릭으로 개종할 것을 강요하고 이에 불응하는 자들에게는 국외 추방 또는 화형이라는 가혹한 선택을 강요하기 시작했다.

현재의 이름이 등장한 데 대해 역사학자들은 로마 가톨릭으로 개종한 유대인의 후손들이 스페인 정부에 충성을 보여주기 위한 의도에서 붙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일부 학자들은 그러나 행정 기록 상의 착오 때문에 빚어진 결과일 수도 있다고 말하고 있다.

역사학자들의 추정에 따르면 스페인에서는 종교 박해 이전에 최소 20만명의 유대인이 거주하고 있었으나 광풍이 몰아닥치면서 상당수가 국외로 이주했다.

스페인 정부는 지난해 이른바 ‘세파르디 유대인’으로 불리는 이들의 후손에게 사실관계를 증명하면 시민권을 부여키로 결정한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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