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나토 접경지 벨라루스서 10만명 대규모 군사훈련 예고
동유럽 순방중인 펜스 美부통령 “에스토니아에 패트리엇” 맞불틸러슨·러 외무장관 이번주 회동
미국과 러시아가 미 정부의 대(對)러시아 추가 제재를 둘러싸고 갈등이 깊어지는 가운데, 러시아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 접경지인 벨라루스에서 병력 10만명을 동원한 대규모 군사 훈련을 예고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은 러시아, 벨라루스와 국경을 맞댄 에스토니아에 패트리엇 미사일 배치 가능성을 언급하며 맞불을 놓았다. 양국의 꼬인 관계를 풀고자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이번 주말 회동하기로 했지만 실제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관측이 많다.
마이크 펜스(왼쪽) 미국 부통령이 1일(현지시간)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 인근 공항에서 두슈코 마르코비치 몬테네그로 총리와 함께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펜스 부통령은 2014년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강제 합병한 이후 러시아로부터 군사적 위협을 받고 있는 동맹국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동유럽을 순방 중이다.
포드고리차 AFP 연합뉴스
포드고리차 AFP 연합뉴스
그러나 이런 시도에도 양국 관계는 한층 냉랭해질 가능성이 높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최근 미 의회에서 통과된 러시아·북한·이란 패키지 제재법에 조만간 서명할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양국 관계를 두고 트럼프 정부 내에서도 불협화음을 빚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펜스 부통령은 이날 조지아 트빌리시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제재법에 조만간 서명할 것이다. 대통령과 의회가 통일된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틸러슨 장관은 “제재를 가하기로 한 의회의 결정과 방식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과 나 모두 만족스럽지만은 않다. (미·러 관계 개선이) 더 어렵게 됐다”고 밝혔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2017-08-03 15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