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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파 바람 앞 불안한 선두 마크롱

우파 바람 앞 불안한 선두 마크롱

오달란 기자
오달란 기자
입력 2021-12-06 20:54
업데이트 2021-12-07 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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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4월 프랑스 대선 대진표 윤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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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4월 치러지는 프랑스 대선의 윤곽이 나왔다. 재선 도전이 유력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약 25%의 지지율로 앞선 가운데 이민자에게 적대적인 보수·우파가 유권자 절반의 지지를 받는 등 우경화 흐름이 거세다. 한 자릿수 지지율에 고전하는 좌파 후보들은 단일화 필요성을 강조하며 노동자 계층의 결집을 꾀하고 있다.

●다크호스 제무르 “이민자 위협 맞서자”

‘프랑스의 트럼프’라고 불리는 에리크 제무르는 이번 대선의 다크호스로 꼽힌다. 알제리 출신 유대인 부모 밑에서 자란 제무르는 방송을 진행하면서 거침없는 인종차별과 이슬람 혐오 발언으로 두 차례 벌금을 선고받는 등 논란을 일으켰다. 5일(현지시간) 파리 북동부 빌팽트에서 첫 대선 유세에 나선 제무르는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시위자로 추정되는 남성에게 목 부위를 졸리는 ‘헤드록’을 당했다. 그는 이날 연설에서 “이민자의 위협에 맞서 프랑스 문명의 운명을 구하겠다”며 재정복을 뜻하는 ‘레콩퀘테’라는 이름으로 창당을 선언했다.

집권 시 이민 제로, 저임금 노동자의 임금인상 등을 공약한 제무르는 남성 중장년층의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 지난 10월 여론조사에서는 정통 극우 정당인 국민연합(RN)의 마린 르펜 대표(16%)를 앞지르며 돌풍을 일으켰다. 인류학자인 디디에르 파생 프랑스 사회과학고등연구원 교수는 가디언 기고를 통해 “프랑스의 공개 담론이 이슬람·외국인 혐오와 인종·성차별 쪽으로 기울어지는 우경화가 진행되고 있다”며 “일부는 이런 현상을 내면의 제무르화(化)로 부른다”고 진단했다.

●공화당 첫 여성후보 페크레스도 약진

4일 프랑스 공화당(LR) 대선 후보로 선출된 발레리 페크레스 일드프랑스 주지사는 마크롱 견제로 승부수를 띄웠다. 샤를 드골, 자크 시라크, 니콜라 사르코지 등 전직 대통령을 다수 배출한 정통 보수 정당인 공화당이 여성 후보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페크레스는 자신을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에 빗대며 지지를 호소했다.

예산 담당 장관 출신인 페크레스는 국가 재정을 풀어 경기를 부양해 온 마크롱 대통령을 “부채와 세금으로 프랑스를 벽에 몰아넣은 지그재그 대통령”이라고 비난하며 “그를 저지하는 것이 자신의 임무”라고 공공연히 밝혔다.

●한자릿수 좌파 후보 노동자 결집 꾀해

좌파를 대표하는 장뤼크 멜랑숑 굴복하지 않는 프랑스(LFI) 대표, 야니크 자도 유럽녹색당 후보, 사회당의 안 이달고 파리 시장은 결선 진출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프랑스 대선은 1차 투표에서 과반수 득표자가 없으면 상위 1, 2위 후보만 결선투표를 치른다. 세 번째 대선에 도전하는 멜랑숑은 “프랑스는 극우파(사회)가 아니다. 사회보장제도, 공중보건, 공유가 이 나라의 가치”라며 “노동자 계층이 투표하러 나온다면 좌파 후보가 결선에 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르면 이달 말, 늦으면 1~2월 중 재선 도전을 공식화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달 초 대국민 담화에서 6.6%의 경제성장 달성 전망, 최저 수준의 실업률 등 경제정책 성과를 과시하면서 연금 개혁과 신규 원자로 건설 등 과제를 강조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2021-12-07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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