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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러 하이브리드 침공은 이미 시작”

우크라이나 “러 하이브리드 침공은 이미 시작”

오달란 기자
오달란 기자
입력 2022-02-14 14:28
업데이트 2022-02-14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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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사이버공격, 미디어전으로 내부 분열 시도”
1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마리우폴에서 한 여성이 우크라이나 국가방위군 산하 아조프 부대가 주관한 민간을 위한 기본 전투 훈련에 참가해 소총을 겨누고 있다. 마리우폴 AP 연합뉴스
1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마리우폴에서 한 여성이 우크라이나 국가방위군 산하 아조프 부대가 주관한 민간을 위한 기본 전투 훈련에 참가해 소총을 겨누고 있다. 마리우폴 AP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주변에 10만 명 이상의 병력을 배치한 러시아가 침공 임박설을 거듭 부인하고 있지만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미 하이브리드 전쟁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러시아가 사이버공격, 경제적 압박, 폭탄 위협을 통해 우크라이나 국내 불안을 조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러시아 정부와 그의 대리인들이 우크라이나 일부를 장악하고 있으며 하이브리드 전쟁을 시도하고 있다고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하이브리드 전쟁이란 재래적인 군사전을 벗어나 사이버전, 미디어전처럼 기술력과 정치력, 경제력을 규합해 다양한 형태의 긴장을 유발하는 행위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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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군인들이 13일(현지시간) 수도 키예프의 보리스필 공항에서 리투아니아로부터 공수된 미제 FIM-92 스팅어 휴대용 지대공 미사일 박스를 트럭으로 옮기고 있다.  AFP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13일(현지시간) 수도 키예프의 보리스필 공항에서 리투아니아로부터 공수된 미제 FIM-92 스팅어 휴대용 지대공 미사일 박스를 트럭으로 옮기고 있다.
AFP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정부 관계자는 러시아가 서방의 전면적인 경제 제재를 유발할 수 있는 대규모 군사 침략을 시도하기보다는 우크라이나 내부의 분열과 불안을 조장하는 하이브리드전에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올렉시이 나딜로프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 위원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제1과제는 우리 내부를 무너뜨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유럽연합(EU),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함께 사이버 공격 대응 훈련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토인 크림반도를 강제합병한 이후 우크라이나는 크고 작은 사이버 공격에 시달렸다.
“NO푸틴” 거리로 나선 우크라 시민들
“NO푸틴” 거리로 나선 우크라 시민들 1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침공 위험에 직면한 가운데 수도 키예프 도심에서 시민들이 국기를 휘날리며 전쟁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미국 등 주요국들이 자국민에게 우크라이나 철수를 지시하자 수천명이 거리로 뛰쳐나와 “우린 두렵지 않다. 독립을 위해 맞서 싸워야 한다”고 목청을 높이며 단결 의지를 보였다.
키예프 EPA 연합뉴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사이버 스파이 활동, 데이터베이스와 서버 손상, 전력 및 통신 등 다양한 공격이 실행됐다.

러시아 해커로 추정되는 무리는 2014년 총선 전날 우크라이나 선거관리위원회 개표 시스템에 접속해 전자기록을 삭제했다. 2015년과 2016년에는 우크라이나 서부 이바도 프랑키브스크와 수도 키예프의 전력망이 일시적으로 마비돼 정전이 수 시간 지속됐다.

2017년에는 악성코드 공격으로 우크라이나 10개 기업 가운데 1개 기업 꼴로 피해를 입었다. 지난달에는 러시아의 동맹국인 벨라루스의 소행으로 보이는 사이버 공격으로 우크라이나 정부 웹사이트 수십 곳이 파괴됐다.
우크라이나 주변에서 군사훈련 벌이는 러시아군.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우크라이나 주변에서 군사훈련 벌이는 러시아군.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러시아가 사이버 공격을 계속 한다면 같은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다며 경고한 바 있다.

러시아는 경제적으로 우크라이나를 고사시키는 작전도 펴고 있다. 군사 위협을 통해 외국인들이 우크라이나에 투자한 돈을 거둬들이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남해안 일대에서 해상훈련을 실시함으로써 유럽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인 우크라이나의 수출입 통로를 봉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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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나라의 영토를 결정짓는 국경의 범위는 더욱 넓어지고 종류는 다양해지고 있다. 이를 지키거나 차지하기 위한 경쟁은 갈수록 치밀해지고 뜨거워진다. 러시아가 점령한 크림반도는 최근 더욱 격화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갈등을 키우는 데 중요한 배경이 됐다. 서울신문 DB
각 나라의 영토를 결정짓는 국경의 범위는 더욱 넓어지고 종류는 다양해지고 있다. 이를 지키거나 차지하기 위한 경쟁은 갈수록 치밀해지고 뜨거워진다. 러시아가 점령한 크림반도는 최근 더욱 격화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갈등을 키우는 데 중요한 배경이 됐다.
서울신문 DB
언론을 이용한 미디어 전쟁도 치열하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2014년 러시아 국영 TV채널이 우크라이나 내분을 조장하는 허위 정보를 퍼뜨린다며 방송 송출을 중단했고 지난해에는 러시아가 만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브콘탁테 등 러시아 웹사이트에 대한 금지 조치를 연장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지난해 러시아 크렘린궁의 자금 지원을 받은 것으로 의심되는 방송국 3개 채널도 폐지했다. 앞서 영국 정보당국은 폐쇄된 방송사 소유주이자 우크라이나 국회의원인 예벤 므라예프를 러시아가 꼭두각시로 내세울 차기 지도자로 지목한 바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 캠프 데이비드 별장에서 우크라이나 사태를 논의하고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전화 회담을 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로 러시아와 서방의 갈등이 극에 달한 가운데 두 정상은 62분 간 통화하고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책을 논의했다. 그럼에도 특단의 돌파구를 만들진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캠프 데이비드 AF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 캠프 데이비드 별장에서 우크라이나 사태를 논의하고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전화 회담을 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로 러시아와 서방의 갈등이 극에 달한 가운데 두 정상은 62분 간 통화하고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책을 논의했다. 그럼에도 특단의 돌파구를 만들진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캠프 데이비드 AFP 연합뉴스
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 시민들은 시시각각 폭탄 테러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 우크라이나 경찰은 학교와 주요 국가기간시설 등 1만 곳에 폭탄을 설치했다는 허위 이메일이 약 1000건에 달한다고 지난달 발표한 바 있다.
오달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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