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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행 항공권 동나 … “전쟁이 러시아 가정집 안까지 들이닥쳤다”

외국행 항공권 동나 … “전쟁이 러시아 가정집 안까지 들이닥쳤다”

김소라 기자
김소라 기자
입력 2022-09-21 21:25
업데이트 2022-09-21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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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최대 여행 플랫폼서 우즈벡·터키 등 우방국 향하는 항공권 매진
러시아 증시 이틀째 폭락 … “전쟁 공포가 눈 앞에” 러 사회 패닉

미국 등 서구국가들의 대러 제재가 임박한 지난 2월 25일(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한 ATM에서 사람들이 미 달러화를 인출하려고 길게 줄을 서 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AP 연합뉴스
미국 등 서구국가들의 대러 제재가 임박한 지난 2월 25일(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한 ATM에서 사람들이 미 달러화를 인출하려고 길게 줄을 서 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AP 연합뉴스
“전쟁은 이제 러시아의 수많은 가정집 안으로 들이닥쳤다.”(영국 일간 가디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선언한 ‘군 동원령’에 러시아 사회는 공포에 빠졌다. 러시아는 그간 우크라이나 침공을 ‘특별 군사작전’이라고 축소하면서 군 동원령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어왔다. 러시아에서 다른 나라로 향하는 항공권이 동나고 러시아 증시가 급락하는 등 극심한 혼란의 조짐이 본격화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러시아 독립 언론 모스크바 타임스에 따르면 러시아 최대 여행 플랫폼인 ‘aviasales.ru’에서 이날 모스크바를 출발해 튀르키예 이스탄불, 아르메니아 바쿠,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등 러시아인이 무비자로 입국할 수 있는 국가들로 향하는 항공편은 푸틴 대통령의 TV 연설 직후 불과 몇 분 만에 매진됐다. 모스크바에서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로 향하는 항공권은 최저 가격이 러시아인 월평균 임금의 약 5배인 30만 루블(689만원)까지 치솟았다.

앞서 푸틴 대통령의 연설이 예정됐다 연기된 20일 밤에 러시아 구글에서 인기 검색어로 ‘러시아 탈출하는 법’이 오른 상황과 맞물린다고 모스크바 타임스는 덧붙였다.

러시아 증시도 충격에 빠졌다. 푸틴 대통령의 발표 직후 러시아 대표 주가지수인 MOEX 지수는 장중 10%까지 폭락하면서 20일 8.7% 하락한 데 이어 이틀째 폭락했다. 러시아 사회가 출렁이자 당국은 진화에 나섰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전체 예비군 2500만명의 1%인 30만명 정도만 동원될 것”이라면서 “학생들을 징집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의 군 동원령은 우크라이나 침공 7개월만에 러시아 사회가 전쟁의 공포를 직접적으로 체감하는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영국 가디언은 “푸틴 대통령은 군 동원령은 없다면서 전쟁의 냉혹한 현실로부터 국민을 보호하려 했고, 러시아 사회가 정상적으로 돌아가기를 열망했다”면서 이번 발표가 러시아 전역에 충격을 줬다고 분석했다.

푸틴 대통령의 최대 정적으로 현재 수감 생활 중인 러시아의 야당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는 이날 “푸틴은 많은 러시아 시민들을 피로 더럽히고 싶어한다”면서 군 동원령이 대규모의 비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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