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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스 금리 시대…일본 은행권 활로 없다

마이너스 금리 시대…일본 은행권 활로 없다

입력 2016-02-02 16:39
업데이트 2016-02-02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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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은행들이 마이너스 금리 시대를 맞아 다양하게 활로를 찾아야 하지만 뾰족한 수단은 보이지 않는다.

2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이 일본은행(중앙은행)에 예치한 초과지급준비금은 10조엔에서 30조엔(미화 2천500억 달러)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행이 결정한 마이너스 금리가 오는 15일부터 발효되면 최대 30조엔의 초과지준금에 마이너스 0.1%의 금리가 붙는다. 일본은행에 오히려 그 만큼의 이자를 지불해야 하는 것이다.

마이너스 금리는 이미 세계 최저 수준인 일본 은행들의 예대마진을 더욱 줄일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와 관련해 일본의 은행들이 선택할 수 있는 대안들과 그 현실성 여부를 2일 소개했다.

◇국내 대출 확대

일본의 은행들은 더욱 공격적으로 기업과 가계 부문에 대한 여신을 확대하려 할지 모른다. 문제는 대출을 늘리고자 해도 일본의 경제성장률이 1%인 상황에서 대출 수요가 여전히 취약하다는 점이다. UBS 그룹의 이나 신이치 애널리스트는 “마이너스 금리 정책이 뚜렷한 대출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일본 국채 매입 확대

중앙은행에 초과지준금을 맡기는 대신 국채 매입을 늘릴 수도 있지만 문제가 없지 않다. 일본은행이 시중은행들이 보유한 국채를 사준 것은 은행들이 다른 자산에 투자토록 유도해 인플레이션율을 끌어올리려는 목적이었다. 실제로 시중은행들은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가 금융완화에 착수한 2013년 4월 이후 국채 보유비중을 38%나 줄였다. 대부분의 단기 국채 금리는 이미 마이너스권에 떨어졌다. 시중은행들은 금리 변동의 리스크 때문에 장기성 국채의 보유를 주저하고 있다. 10년물 국채의 수익률은 현재 0.1%를 밑돌고 있다.

◇기타 자산 매입

BNP 파리바 은행의 사메시마 도요키 애널리스트는 시중은행들이 수익을 쫓아 외국 채권으로 점차 눈길을 돌릴지 모른다고 내다봤다. 그는 은행들이 환율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국내 부동산투자펀드, 회사채, 어음 등에 투자할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 도쿄 사무소 관계자는 그러나 “해외 채권 투자는 결국 외화 펀딩”이라고 말하면서 “이에 수반된 리스크를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예금자에 부담 전가

UBS 애널리스트들은 외부 평판을 고려하면 이것 역시 리스크가 지나치게 높아 은행들이 그럴 가능성은 없다고 지적했다. 또 S&P 도쿄 사무소 관계자는 시중은행들이 예금자에 이자 지불을 요구하는 서구식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은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신세이 은행의 구도 히데유키 행장은 지난달 29일 외국의 전례를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면서도 “사실상 나로서는 검토해보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스웨덴을 포함한 북유럽 은행들도 마이너스 금리가 도입된 이후 예금자들에 대한 부담 전가를 주저하는 입장이었다. 일본의 은행들은 최소한 예금에 붙는 금리를 조정할 여지는 있다. 레소나 홀딩스의 경우, 마이너스 금리 정책이 발표되자마자 일부 고정금리 예금의 이자를 낮췄다. 하지만 금리를 낮춘다고 해서 여신을 기록적인 수준으로 웃도는 은행들의 수신고가 억제될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해외 사업 확대

미쓰비시 UFJ 파이낸셜과 같은 일본의 메가뱅크들은 해외 여신을 확대하고 아시아 은행들이 지분을 사들여왔다. 마이너스 금리로 이미 세계 최저수준인 대출 마진이 위협을 받고 있어 이런 추세는 더욱 확대될지 모른다. 하지만 글로벌 경제가 둔화되고 특히 신흥시장은 원자재 가격의 급락에 취약한 상황인 만큼 리스크는 상존한다. 이미 스미토모 미쓰이 파이낸셜을 포함한 일부 메가뱅크의 아시아 지역 대출 성장률은 둔화된 상태다. 대부분의 지방은행들은 해외 사업을 꿈꿀 처지가 못된다. SMBC 닛코 증권의 나카무라 신이치로 애널리스트는 지방은행들은 대형 은행들과 신디케이트론 형태로 협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금 보유

은행들이 현금을 굴리지 않고 놔두는 것은 현실적으로 대안이 되지 못한다. 일본은행은 은행들의 현금 보유고를 크게 늘리면 초과지준금에서 증가분에 해당하는 액수에 이자를 물리겠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비용 절감

일본의 은행들은 HSBC를 포함한 글로벌 은행들의 뒤를 쫓아 임금 삭감 등의 조치를 취할지 모른다. 하지만 임금 상승을 통해 소비 진작과 물가 상승을 꾀하는 아베 신조 총리의 방침에 어긋나는 방향이다.

◇합병

마이너스 금리 시대는 이자 수입의 감소를 보완할 대출 여력이 충분치 못한 지방은행들에 재편을 강요할 수 있다. SBI증권의 후지모토 노부유키 선임 시장애널리스트는 비교적 덩치가 큰 지방은행들이 소형 지방은행들을 인수할 수도 있지만 주가에 압박을 받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대형 지방은행들에게 일본은행의 이번 결정은 그저 부정적인 것일 뿐”이라고 잘라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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