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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세보류 구실 필요한 아베…‘경제위기’ 부각한 자료 논란

증세보류 구실 필요한 아베…‘경제위기’ 부각한 자료 논란

입력 2016-06-01 15:54
업데이트 2016-06-01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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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성·외무성 배제하고 제작해 G7회의서 배포, 호응 못 얻어“아베 ‘참의원 단독선거로 승리 가능’ 확신에 국회해산 보류”

증세 보류 계획을 공개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측이 만든 경제 관련 자료가 논란을 낳고 있다.

아베 총리가 지난달 26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때 각국 정상에게 제공한 참고 자료가 증세를 연기할 구실 만들기에 치중했으며 경제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사고 있다.

1일 마이니치(每日)신문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경제산업성 출신인 이마이 다카야(今井尙哉) 총리정무비서관과 스가와라 이쿠로(菅原郁郞) 경제산업성 사무차관 등을 시켜 제작한 일명 ‘리먼 페이퍼’라고 불리는 자료를 G7 회의에서 배포했다.

A4용지 4장 분량의 이 자료는 원유나 식량 등의 가격을 정리한 국제 상품가격 추이, 신흥국 경제 지표, 각국의 2016년도 성장률 예측 추이, 신흥국 자금 유입 등에 관해 다루고 있다.

전반적으로 지금 세계 경제가 리먼 쇼크 못지않은 위기에 직면할 수 있음을 강조하기 위한 내용으로 구성됐다.

리먼 사태 때와 비슷한 수준의 위기라는 인상을 심기 위해 비밀리에 준비된 이 자료는 회의 이틀 전에 총리관저에서 열린 관계 성청(省廳) 학습 모임에서 갑자기 공개됐다.

뒤늦게 이 사실을 보고받은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 “뭐가 리먼 쇼크 전이냐”며 이상한 자료라고 혹평했다. 리먼 페이퍼는 결국 G7 회의에서 배포됐다.

이 자료는 G7 정상들에게 공감을 얻지 못했고 G7 회의 결과를 담은 정상 선언에도 리먼 쇼크 수준의 위기 인식은 반영되지 않았다.

그 때문인지 지난달 31일 G7 회의 결과 등을 보고하러 집권 자민당을 찾았다가 이 자료에 대해 질문을 받은 한 내각부 간부는 “완만한 회복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고 한 (일본 정부의) 월례 경제 보고와는 동떨어진 인식”이라고 반응했다.

재무성의 한 간부는 “공유는 됐으나 우리가 승인한 것이 아니다”며 선 긋기를 시도했다.

이 자료는 아베 총리가 세계 경제 위기를 강조하며 외부 요인 때문에 증세를 보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연출하기 위해 만든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는 소비세율 인상 보류가 결국 아베노믹스(아베 내각의 경제 정책)의 실패를 보여준다는 야당의 비판을 차단하려는 의도가 깔린 셈이다.

요미우리 신문은 아베 총리가 애초에는 중·참의원 동시 선거를 구상했으나 참의원 단독선거로도 승리할 수 있다는 판단 등에 따라 중의원 해산을 보류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아베 총리의 지시로 실시된 집권 자민당의 4∼5월 정세조사에서는 동시 선거를 할 경우 중의원에서는 자민당과 연립 여당인 공명당이 모든 상임위에서 위원장을 독식하고 야당과 비교해 동수 이상의 위원을 확보할 수 있는 ‘안정다수’를 넘지만, 전체 의석의 3분의 2를 확보하지는 못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참의원 선거에서는 자민당이 단독으로 과반 의석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아베 총리는 이 정세조사 결과를 보고 굳이 동시 선거를 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이 증세를 보류하려면 중의원을 해산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아베 총리는 동시 선거는 야당에 기회를 줄 수 있다며 뜻을 굽히지 않았다.

아베 총리는 “G7 직후에 내각 지지율이 상승한 지금 동시 선거를 하면 유권자에게 ‘자민당이 우쭐해 있으니 조금 엄하게 해야 한다’는 의식이 움직인다. 4표 가운데 1표는 야당에 던지지 않겠느냐”며 설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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