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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TV, 방송에서 출연자 상대로 男女 성별 확인한다며…

日TV, 방송에서 출연자 상대로 男女 성별 확인한다며…

김태균 기자
입력 2019-05-14 09:27
업데이트 2019-05-14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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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침해 비난받고 결국 방송코너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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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방송된 일본 요미우리TV의 ‘간사이 정보네트워크ten.’프로그램 중 ‘마욧테 난보’ 코너에서 개그맨이 일반인 남성을 상대로 여성인지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방송화면 캡처>
지난 10일 방송된 일본 요미우리TV의 ‘간사이 정보네트워크ten.’프로그램 중 ‘마욧테 난보’ 코너에서 개그맨이 일반인 남성을 상대로 여성인지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방송화면 캡처>
시청률 경쟁이 치열한 일본에서 한 방송사가 남자인지 여자인지 확인한다며 직접 사람을 만져보는 등 무리한 내용을 내보냈다가 ‘인권침해’ 비난을 받고 코너 자체를 중단했다.

요미우리TV는 13일 사과문을 내고 자사 보도프로그램 ‘간사이 정보네트워크ten.’의 ‘마욧테 난보’ 코너를 당분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요미우리TV는 오사카를 거점으로 하는 요미우리신문 계열의 민영방송사다.

지난 10일 방송분에서 ‘마욧테 난보’ 코너의 진행을 맡은 개그맨 콤비가 오사카의 한 음식점 점원으로부터 “남자인지 여자인지 알수 없는 단골손님이 있다”는 제보를 받고 취재에 나선 부분이 문제가 됐다. 개그맨 콤비는 음식점 점원이 말한 손님을 직접 찾아가 남자인지 여자인지 물었다. 손님은 “남자입니다”라고 했지만, 이들은 “순수한 남자?”, “여자를 좋아하는 남자?” 등 정말로 여자가 아닌지를 재차 확인했다. 이어 성별을 확인한다면서 건강보험증을 확인하고, 심지어 손님의 가슴 부위에 손을 대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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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일본 요미우리TV의 ‘간사이 정보네트워크ten.’프로그램 생방송 도중 해설자 패널로 출연한 작가 와카이치 고지가 ‘마욧테 난보’ 코너 내용의 문제점을 성난 표정으로 지적하고 있다. <방송화면 캡처>
지난 10일 일본 요미우리TV의 ‘간사이 정보네트워크ten.’프로그램 생방송 도중 해설자 패널로 출연한 작가 와카이치 고지가 ‘마욧테 난보’ 코너 내용의 문제점을 성난 표정으로 지적하고 있다. <방송화면 캡처>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간사이 정보네트워크ten.’에 해설자 패널로 나와 있던 유명작가 와카이치 고지는 ‘마욧테 난보’ 코너가 끝나자마자 분노한 표정으로 문제점을 지적하기 시작했다. 그는 “용서하기 어려운 인권 감각의 결여” 등 비판을 쏟아냈고 다른 출연 패널들은 순식간에 표정이 굳어졌다. 스튜디오가 찬물 끼얹은 듯 썰렁해지면서 MC들이 당황하는 등 방송사고 수준의 상황이 연출됐다. 뒤이어 트위터 등 인터넷에서도 비판과 옹호론이 잇따르며 화제가 됐다.

요미우리TV는 사과문에서 “일반인에 대해 성별을 확인하는 등 인권상 부적절한 취재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방송으로 내보냈다”면서 “시청자 및 관계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내용이 방송에 이른 경위를 상세하고 철저히 검증하는 동시에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에 착수해 시청자 여러분의 신뢰 회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지난해에도 역시 요미우리 계열 민방인 니혼테레비가 일요일 저녁 간판 예능프로그램 ‘세계의 끝까지 잇테Q!’에서 다른 나라 축제를 멋대로 조작해 방송해 물의를 빚었다. 지난해 5월 방송에서 라오스의 전통행사라며 ‘다리축제’ 편을 내보냈으나 이 축제는 방송사에서 고안해 낸 것으로 실제로 라오스에 다리축제란 것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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