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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장례를 부탁해” 사후 서비스 신청하는 日 노년층

“내 장례를 부탁해” 사후 서비스 신청하는 日 노년층

김진아 기자
김진아 기자
입력 2021-03-16 17:54
업데이트 2021-03-17 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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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거노인 638만명… 10년새 1.5배나 늘어
휴대전화·카드 해지 등 뒤처리 업체 성업

세계 1위 장수국가인 일본에서 독거노인의 규모가 늘어나면서 이들의 사후 뒤처리를 전문적으로 해 주는 서비스가 주목받고 있다.

16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독거노인을 중심으로 사망신고서 제출 및 휴대전화 해지와 보험 및 신용카드 해지, 병원비 정산 등을 해 주는 사후 서비스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일본 총무성 통계에 따르면 65세 이상 독신인구(1인 가구)는 2018년 기준 638만명으로 10년 전보다 1.5배나 증가했다. 이 독신인구를 중심으로 해당 서비스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친척이나 자녀에게 폐를 끼치고 싶지 않다는 이유로 서비스를 신청하는 사람도 있다. 사이타마현의 한 임대주택에서 혼자 살고 있는 60대 남성은 2년 전 현 내 NPO(비영리단체)인 ‘라이프 앤드 엔딩 센터’(LEC)와 ‘사후 사무’ 위임 계약을 맺었다. 자신이 세상을 떠난 뒤 LEC가 사망신고서 제출, 휴대전화 해지, 유언장 실행 등을 한다는 등의 10개 항목에 서명했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드는 기본 비용은 40만엔으로 추가로 비용이 들 것을 대비해 100만엔의 필요경비금액을 맡겨 놨다.

이 남성이 이 서비스를 이용하게 된 것은 5년 전 대동맥 해리를 앓고 나면서부터다. 여동생이 인근에 살고 있었지만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았다. 그는 “폐를 끼치고 싶지 않다 생각해 병이 재발될까 싶어 밖으로 나가지도 못하고 있었는데 (이 서비스에 가입해) 준비가 되어 안심했다”고 말했다.

스사이 미치코 LEC 이사장은 “죽은 후에도 ‘폐를 끼친다’라는 생각을 하지 않고 존엄성을 지키도록 하고 싶다”며 “이 서비스는 그런 죽음에의 불안함을 해소함으로써 현재를 안심하고 보낼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2019년부터 서비스를 제공한 LEC에 앞서 도쿄에서는 1993년부터 ‘다람쥐 시스템’이라는 곳에서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가입자 수는 2000년만 해도 30명에 불과했지만 최근 4~5년 동안 연간 300명씩 가입해 현재 5000명이 서비스에 가입했고 전국에 9개 지부를 설립하는 등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2021-03-17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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