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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군부의 표적 무슬림형제단…다시 지하세력화

이집트 군부의 표적 무슬림형제단…다시 지하세력화

입력 2013-08-26 00:00
업데이트 2013-08-26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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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장·주요간부 잇따라 구금…공개에서 비밀활동 전환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의 실각 이후 그의 복권을 요구하며 이집트 반정부 시위를 주도한 무슬림형제단이 정부의 대대적인 탄압을 피해 다시 지하세계로 들어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14일(현지시간) 군부가 반정부 시위의 근거지였던 농성장 두 곳을 강제 해산한 뒤로 당국의 칼은 군부 통치에 반발해온 무슬림형제단을 정면으로 겨눈 양상이다.

이집트 치안당국은 당일 이후로 무슬림형제단 회원 2천명 이상이 체포됐다고 밝혔지만, 무슬림형제단과 가까운 변호사인 이스마일 위샤히는 4배에 이르는 8천명 가량의 활동가들이 구금됐다고 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20일 무슬림형제단 의장인 무함마드 바디에가 전격 체포되고, 부의장과 중간 간부 등 조직 전체가 당국의 검거망에 걸려들었다.

조직 활동이 급격히 위축된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었다.

탄압과 감시를 피해 조직내 지시는 위치가 노출될 수 있는 전화나 인터넷 대신 직접적인 대면 접촉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보안상 가명을 쓰는 한 활동가는 25일 최근의 조직 지시 체계를 이같이 전하면서 회원이던 아버지는 14일 단속 이후로 지하로 숨어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상황이 호스니) 무바라크 (집권) 때보다 악화됐다”며 “경찰 폭력에 더해 국민의 적대감도 있다”고 덧붙였다.

무르시 전 대통령의 최대 지지기반인 무슬림형제단은 과거 공식적인 활동이 금지됐던 조직으로 2011년 무바라크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거세게 일어나면서 조금씩 공개활동을 하는 것으로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무소속 후보를 내세워 선거에서 승리하는 의회 전술로 대중적 기반을 마련하고 무바라크 퇴진 뒤 선거에서는 다수당에 올라서며 전국적으로 입지를 확산했다.

그러나 무르시 축출과 함께 다시 정치적 위기를 맞아 이집트 곳곳에서는 무슬림형제단 사무실을 노리는 폭력 행위가 이어지고 있다.

주요 간부들이 검거되면서 무슬림형제단이 앞으로 반정부 시위를 조직하거나 대중을 동원하기도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무슬림형제단이 수십년 계속된 탄압에도 살아남은 경험이 있는 만큼 쉽사리 와해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함께 제기된다.

수도 카이로의 아메리칸대학에서 정치학을 가르치는 아슈라프 알샤리프 교수는 “무슬림형제단이 흔들린 것은 맞지만 여전히 재정을 통제하고 있으며 활동가 대부분이 자유로운 상태”라고 전했다.

또 “폐쇄적이고 비밀스런 조직인 무슬림형제단은 일련의 단속에 저항하고 조직을 빠르게 복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이집트 검찰이 기소한 무함마드 바디에 무슬림형제단 의장이 붙잡히는 과정에서 경찰에 구타를 당했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예상된다.

바디에 의장의 변호인은 바디에가 경찰에 체포될 때 의치가 부러지고, 이후 혈압약 복용도 허락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것이 바로 “피비린내나는 군부 쿠데타 지도자들이 정적을 제거하길 원하는 것을 보여준다”고 비난했다.

바디에 의장과 부의장 등 3명은 애초 25일 법정에 설 예정이었으나, 재판은 안전을 이유로 내달 25일로 연기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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