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해리 포터 10년 마침표의 시작 ‘죽음의 성물 1’ Up & Down

해리 포터 10년 마침표의 시작 ‘죽음의 성물 1’ Up & Down

입력 2010-12-14 00:00
업데이트 2010-12-14 00:56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15일 한국 팬들과 만나는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1’은 영화 해리 포터 시리즈의 일곱 번째 작품이다. 1997년 첫선을 보인 원작은 만 10년 동안 전 세계 67개 언어, 200여개국에 소개되며 4억부 이상의 판매부수를 기록한 판타지 소설 시리즈로 21세기 대중문화사에 큰 족적을 남겼다. 영화로는 2001년 스크린에 처음 등장해 6편까지 전 세계적으로 55억 달러(6조 5000억원)를 벌어들였다. 내년 여름에 개봉할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2’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지난달 중순 북미 시장에서 개봉한 ‘죽음의 성물1’은 개봉 첫 주말 사흘 동안 1억 2510만 달러(약 1433억원)를 벌어들이며 역대 시리즈 최고의 오프닝 기록을 세웠다. 한국에서도 해리의 마법이 통할까. 업(Up) & 다운(Down)으로 살펴봤다.

이미지 확대
<Up> 성숙해진 캐릭터… 화끈해진 액션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1’의 가장 큰 흥행 예상 요인은 원작 소설과 영화에 대한 열혈팬들이다. 2001년 첫선을 보인 해리 포터 시리즈는 그동안 누적 관객이 2123만명으로 국내 개봉 시리즈 영화 사상 최다 관객 기록을 갖고 있다. 그동안 흥행 추이는 1편 425만명→2편 397만명→3편 273만명→4편 374만명→5편 359만명→6편 295만명이었다. 통상 외화 대박 기준이 300만명 전후인 점을 고려하면 해리 포터 시리즈는 흥행 불패를 이어온 셈.

이번은 완결편의 1부라는 점에서 열혈팬의 충성도가 더욱 불타오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앞선 시리즈는 원작의 방대한 내용을 영화 한 편에 담기 위해 많은 부분을 생략했지만 이번엔 처음으로 원작을 두 편에 나누어 담으며 디테일을 살렸다. 원작 팬들이 좋아할 부분임에 틀림없다.

1편에서 솜털이 보송보송하던 해리와 론, 헤르미온느가 10년이 지나는 동안 턱수염이 거뭇거뭇하게 나고 성숙미가 넘치게 변화한 것처럼 영화 자체도 성장했다는 게 또 다른 매력이다. ‘나 홀로 집에’로 유명한 크리스 콜럼버스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던 1, 2편은 아동물 분위기가 물씬 풍겼지만 데이빗 예이츠 감독이 연출을 시작한 5편부터는 어른을 위한 동화의 느낌이 진해졌다.

이번에는 해리와 론, 헤르미온느의 삼각 관계도 본격화된다. 해리와 헤르미온느가 나신으로 키스를 나누는 장면이 컴퓨터 그래픽으로 등장하기도 한다. 해리가 자기의 버거운 운명에 짜증을 부리는 등 캐릭터 사이의 갈등도 흥미롭다. ‘최강의 적’ 볼드모트가 지배하게 된 마법의 세계는 순혈주의를 강조하며 ‘머글’(인간)을 사냥하는 등 더욱 음침해지고 어두워졌다.

초창기 아기자기했던 액션 장면은 더 화끈해지고 박진감이 보태졌다. 마법의 약을 마시고 변신한 7명의 해리와 죽음을 먹는 자들이 벌이는 공중 추격전은 압권이다. 공간적인 배경이 그동안 이야기의 주무대였던 호그와트 마법학교에서 벗어났다는 점도 신선하다. 해리 일행은 덤블도어 교장이라는 보호막이 없어지며 사방의 적에게 둘러싸이는 신세로 전락해 긴장감은 더욱 고조된다. 영국 런던의 다트포드 호텔, 피카딜리 광장과 웨스트엔드, 리버풀의 머지 터널 등 머글 세상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액션 장면도 이전과는 다른 색다른 맛을 선사한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Down> 가족성 퇴색… 팬덤 의지한 불친절

명색이 판타지 액션물이라면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감과 혼을 빼놓는 시각적 즐거움이 최고의 미덕일 터. 하지만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1’은 이런 미덕과는 거리를 둔다. 물론 감독의 의도일 수도 있다. 세계적으로 화제를 모았던 전작들과 차별성을 긋기 위한 자구책일 수도 있고.

이미지 확대
영화의 전반부는 놀랍다. 어둠의 마법을 방어하는 마법사 매드아이 무디가 불사조의 기사단을 모아 위장 마법 약인 폴리주스를 먹여 모두 해리포터로 변장시켜 탈출하는 공중 추격전은 스릴이 넘친다. 흥행 대박이 점쳐졌다.

하지만 그 다음부터가 문제였다. 영화는 해리, 론, 헤르미온느의 갈등과 삼각관계, 그리고 성숙에 초점을 맞춘다. 해리포터 마니아가 아니라면 이들의 관계는 그다지 흥미롭게 다가오지 않는다. 영화를 처음 본 사람들이 “이런! 론이 해리와 헤르미온느의 관계를 의심하네?”라며 신기하게 생각할 수 있을까. 해리포터의 추억을 모르는 이들에게 영화의 후반부는 너무 밋밋하게 전개된다. 영화의 팬덤에 과도하게 의지하는, 그 안일함이 아쉽다.

이런 특성은 영화의 불친절함과도 관련이 있다. 전작이나 원작을 보지 않은 관객들은 생소한 용어와 갑작스레 등장하는 인물들 때문에 적응하느라 애 좀 써야 한다. 이건 결코 작은 문제가 아니다. 예술영화도 아니고, 시원한 판타지 영화를 보면서 골머리를 싸맬 이유가 없지 않은가.

결국 영화의 가족성은 현저히 퇴색된 셈이다. 이제 해리포터는 더 이상 부모와 아이들이 손잡고 볼 만한 영화가 아닐 수도 있겠다. 배우들도 아쉽다. 2001년부터 10년 간의 대장정을 걸어오면서 성인이 된 주인공들의 매력은 반감된 듯하다. “많이 컸구나!”라는 감탄 외에는 그다지 끌리지 않는다. 단순히 아역 배우들의 몰락이라기보다, 이들의 매력을 극대화시키지 못했던 연출의 문제로 읽힌다. 이마저도 추억이 없는 자들에게는 불친절한 영화란 점을 방증한다. 영화가 세 주인공의 관계에 집중할 요량이었다면 이들의 매력을 어떻게 발산시킬지 더 고민해야 하지 않았을까.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2010-12-14 20면

많이 본 뉴스

국민연금 개혁 당신의 선택은?
국민연금 개혁 논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산하 공론화위원회는 현재의 보험료율(9%), 소득대체율(40%)을 개선하는 2가지 안을 냈는데요. 당신의 생각은?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50%로 각각 인상(소득보장안)
보험료율 12%로 인상, 소득대체율 40%로 유지(재정안정안)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