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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석 떠난 지 15년… 그는 왜 계속 불리는가

김광석 떠난 지 15년… 그는 왜 계속 불리는가

입력 2011-02-10 00:00
업데이트 2011-02-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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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 아니 몇달 전 유행했던 노래도 잘 생각나지 않을 만큼 변화가 빠른 게 최근 대중가요 트렌드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15년 전 세상을 떠난 가수의 노래는 계속 불리고 있다. 그것도 대중의 가슴을 울리면서. 1996년 1월 6일 32살의 나이에 스스로 세상을 저버렸던 김광석 얘기다. ‘서른 즈음에’, ‘사랑이라는 이유로’, ‘사랑했지만’, ‘이등병의 편지’ 등 지금도 불리는 수많은 히트곡 속에서 그는 여전히 살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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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석
김광석
오는 12일 서울 대현동 이화여대에서는 ‘김광석 다시 부르기’ 콘서트가 열린다. 지난해 전국 5개 도시에서 릴레이 공연을 한 결과 반응이 뜨거워 올해 다시 시작했다. 지난달 고인의 고향인 대구를 시작으로 서울을 거쳐 강원도 원주로 옮겨 간다. 콘서트장 주변에서는 대구 방천시장에 조성된 ‘김광석 거리’와 고인의 옛 사진 등을 모은 사진전도 함께 열린다. 동료와 후배들이 만든 추모 앨범은 꾸준히 팔리는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았다.

왜 대중은 이렇듯 김광석을 잊지 못하는 것일까. 그와 그의 노래가 지닌 힘은 대체 무엇일까.

임진모 대중음악평론가는 9일 “김광석 노래가 곧 나의 노래라고 여기는 대중의 환상”에서 그 이유를 찾았다. 임씨는 “(김광석의) 노래 가사를 가만히 음미해 보면 리얼한 맛이 있다.”면서 “감정 표현도 워낙 인간적이라 노래를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내 노래라고 느끼게 하는 특별한 힘이 있다.”고 분석했다.

누구나 한번쯤 자신의 삶을 뒤돌아보게 하는 나이, 서른을 소재로 한 ‘서른 즈음에’나 군 입대를 앞둔 남자들의 심리를 절절하게 옮긴 ‘이등병의 편지’가 대표적이다.

임씨는 “‘김광석의 노래가 곧 내 노래’라는 일종의 환상과 함께 고인의 감정적인 목소리에 대중이 계속 빠져드는 것”이라면서 “세월이 지나도 김광석 음악이 사랑받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성시권 대중음악평론가는 ‘추억’에서 생명력의 원천을 찾았다. 성씨는 “김광석의 소박한 음색과 더불어 그의 노래를 통해 1980~1990년대 풋풋한 추억을 되새겨볼 수 있다는 점이 오랫동안 대중의 사랑을 받는 이유”라고 풀이했다.

이어 “가수들은 흔히 보컬 기교를 과시하는 경향이 있는데 김광석은 결코 꾸미지 않는, 소박한 스타일이었다.”면서 “김광석의 노래가 대학생들이나 일반 회사원들이 어울려 부르기 좋은 친숙한 음악으로 자리 잡은 비결”이라고 덧붙였다.

그룹 동물원 멤버로 출발한 김광석은 1980~1990년대 대표적인 싱어송라이터 가운데 한 사람이었다. “진지하면서도 대중 친화적인 묘한 매력을 갖고 있었다.”는 게 성씨를 비롯한 가요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얘기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2011-02-10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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