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이게 정말 현실일까? 생생한 초현실주의 찍다

이게 정말 현실일까? 생생한 초현실주의 찍다

입력 2011-07-02 00:00
업데이트 2011-07-02 00:32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임안나 작가 ‘리스트럭처 오브… ’展

초현실주의를 일상에서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방법은 TV드라마다. 극이나 캐릭터가 현실성이 있네 없네 하는 얘기가 아니다. 배우가 화면을 통해 시각적으로 던져지는 방식이 그렇다. 온갖 조명과 반사판을 활용해 배우를 분명히 드러나게 하려다 보니 배우의 얼굴은 배경에서 떨어져 나와 둥둥 떠다닌다. 시공간을 이탈해 둥둥 떠다니는 배우의 얼굴 자체가 이미 “이건 현실과는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예요.”라고 말하는 셈이다.
이미지 확대
‘리스트럭처 오브 클라이맥스 11’
‘리스트럭처 오브 클라이맥스 11’




22일까지 서울 통의동 진화랑에서 열리는 임안나 작가의 ‘리스트럭처 오브 클라이맥스’(Restructure of Climax) 전시가 그렇다. 군사무기, 그러니까 자그마한 소총이나 수류탄 따위가 아니라 덩치도 큼지막한 탱크나 헬기를 화려한 조명 아래서 찍은 사진들을 선보인다. 별 일면식도 없는 군부대에 무조건 부딪쳐서 얻어낸 촬영 허가의 결과물들이다. 영화나 광고 촬영 현장에서 쓰이는 좋은 조명 기구들을 모두 활용하되, 이 조명 기구들을 숨기는 것이 아니라 앵글 내에 배치해 모두 까발렸다. 현실을 있는 그대로 드러낸다는 것이 사진이라는 도구의 일반적인 매력인데 정작 정반대의 모습을 하고 있다. 극사실적이라서 초현실적이라는 묘한 패러독스다.

때문에 사진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정작 가장 화려하게 부각된 탱크나 헬기의 정밀한 부분 하나하나가 눈에 들어온다기보다 깜빡깜빡 점멸하듯 보인다. 그러다 어느 순간 사라지지 않을까. 데이비드 코퍼필드(‘자유의 여신상’처럼 큰 사물들을 사라지게 하는 마술을 보여준 미국 마술가)가 연상된다는 말에 “안 그래도 다음 작품 때는 마술을 응용해보고 싶다.”고 한다.

이은결 같은 마술사를 섭외해 탱크나 헬기 같은 큰 덩치의 무기가 사라지는 순간을 담아보고 싶다고 한다.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대해 물었다. “반전, 평화 이런 거창한 얘기는 아닙니다. 아직 찾아가고 공부하는 중이지요. ‘이게 정말 현실일까’라는 의문만 함께 품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02)738-7570.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2011-07-02 16면

많이 본 뉴스

국민연금 개혁 당신의 선택은?
국민연금 개혁 논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산하 공론화위원회는 현재의 보험료율(9%), 소득대체율(40%)을 개선하는 2가지 안을 냈는데요. 당신의 생각은?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50%로 각각 인상(소득보장안)
보험료율 12%로 인상, 소득대체율 40%로 유지(재정안정안)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