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거꾸로 가는’ 종교계..여성차별 여전

‘거꾸로 가는’ 종교계..여성차별 여전

입력 2011-10-26 00:00
업데이트 2011-10-26 10:25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여성 리더 비율 크게 낮아

최근 전국비구니(女僧)회 회장 선거가 화제가 됐다.

이번 선거는 1968년 비구니회가 설립된 뒤 사상 처음으로 추대가 아닌 직선제 방식으로 치러져 불교계 안팎의 관심을 모았다.

명우 스님와 운달 스님이 출사표를 냈고, 명우 스님이 200여 표 차이로 제10대 회장에 당선됐다.

명우 스님과 운달 스님은 모두 비구니들의 위상 제고를 핵심 공약으로 내걸었다.

비구니가 국내 출가 승려의 절반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비구니 승가(僧家)가 크게 성장했지만, 비구니의 불교계 위상이나 지위는 과거와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실제 조계종에 따르면 종단 사찰 2천800여 곳 중 비구니가 주지인 사찰은 670여 곳에 불과하다. 조계종 전체 승려는 1만 2천여 명으로, 이 중 비구는 6천400여 명, 비구니는 5천600여 명이다.

사찰 주지나 주요 소임 역시 남자 승려인 비구들이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다.

국내 최대 불교 종단인 조계종의 행정수장인 총무원장의 경우 후보 자격을 비구로 제한하고 있다. 비구니는 총무원장 선거에 출마 자체를 할 수 없는 것이다.

비구니가 조계종 중앙종무기관의 소임을 맡은 것은 1998년 포교원 사무국장에 임명된 향원 스님이 처음이었으며 부장급은 2005년 탁연 스님이 처음으로 문화부장을 맡았다.

사회 각 분야에서 여풍(女風)이 거세게 불고 있지만 비단 불교계뿐만 아니라 종교계 전반에서 여성 차별은 여전하다.

개신교계의 경우 최근 여성에게 목사 안수를 주는 교단이 점차 늘어나고 있지만, 보수 교단들은 대부분 여성 목사 안수에 강한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다.

개신교계 관계자는 26일 “교세로 국내 최대 교단인 예장 합동 교단과 예장 합동에서 갈라져 나온 130여개 교단 대부분은 여전히 여성에게 목사 안수를 주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성경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대한 교단 간 시각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70-80년대만 해도 술, 담배를 하는 것을 교회에서 죄라고 했는데 여성 안수에 대한 보수 교단들의 시각도 시대가 좀 더 지나면 변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9월 일제히 열린 개신교계 주요 교단 총회에서도 남녀차별이 여전히 심각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교단 총회를 모니터하는 교단총회공동대책위원회의 보고서에 따르면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고신, 예장 통합, 예장 합동, 예장 합신 등 4개 주요 교단 중 여성 총대(대의원)가 있는 교단은 예장 통합 교단뿐이다.

통합 교단의 경우 여성 총대가 7명으로 전체 총대의 0.5%에 불과했고 여성 총대의 발언은 전체 총회기간 중 단 한차례도 없었다.

교단총회공동대책위원회는 “아직도 총회에서 여성이 부수적 역할에 머물러 있는 현실을 목격하며 안타까움을 금할 길 없다”면서 “예수 그리스도가 말씀하신 평등의 복음을 믿는다 하면서 여전히 여성 총대를 거부하거나 확대시키지 않는 모습은 남성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욕심 이상으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천주교도 교회법(1천24조)에 따라 사제 자격을 세례받은 남자로 제한하고 있으며, 신도들의 경우 여성들이 봉사 등 궂은 일은 도맡아 하고 있지만 교계 내 주요 의사 결정에서는 소외되고 있다.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의 ‘한국 천주교 통계 2010’에 따르면 국내 전체 천주교 신자 수는 520만 5천589명이며 이 중 남성 41.5%, 여성 58.5%로, 여성이 더 많다.

주교회의 관계자는 “여성 신자의 비율이 높고 행사 때 식사 준비, 청소, 노인대학 봉사, 주일학교 뒷바라지 등 많은 일들이 여성들의 봉사로 이뤄지는 데 비해 의사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여성 리더의 비율은 낮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국민연금 개혁 당신의 선택은?
국민연금 개혁 논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산하 공론화위원회는 현재의 보험료율(9%), 소득대체율(40%)을 개선하는 2가지 안을 냈는데요. 당신의 생각은?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50%로 각각 인상(소득보장안)
보험료율 12%로 인상, 소득대체율 40%로 유지(재정안정안)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