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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부패는 ‘자기신학’ 없기 때문”

“한국교회 부패는 ‘자기신학’ 없기 때문”

입력 2011-10-26 00:00
업데이트 2011-10-26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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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가 왜 이렇게 혼란스럽고 부패해 가고 있는가...과거 ‘토착화’를 고민할 때는 타 종교와의 유사성과 상이점에 천착해 그리스도교적인 주체성을 확립하려고 노력했지만, 그런 노력이 없는 지금은 ‘복음의 샤머니즘화’가 광신적으로 진전되고 있어도 이를 분간할 영성과 지성을 다 잃어 버렸다.”

이만열 숙명여대 명예교수가 한국 개신교계를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개신교 월간지인 ‘복음과 상황’ 10월호에 기고한 글을 통해서다.

개신교계의 원로인 이 교수는 ‘한국교회, 자기 신학이 있는가’라는 제목의 글에서 “한국 교회가 영성과 지성을 다 잃어 버렸다”며 “한국 사회에 교회가 아편중독에 걸린 것처럼 만신창이가 되어 가고 있어도 이제는 자각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고 강하게 질책했다.

그는 “(한국교회가) 세계 선교 사상, 유례없는 성장과 발전을 했다고 하지만 그 성장에 비해서 종교적 영성은 고사하고 윤리적·도덕적 영향력마저 제대로 미치지 못하는 것은 왜 그럴까”라고 반문하면서 ‘자기 신학’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천주교가 (1785년) 첫 세례자를 낸 지 230년이 되어 가고 개신교도 첫 세례자가 나온 지 130년이 넘었는데도 ‘한국의 신학’이 없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면서 “한국 개신교의 경우 일찍부터 신학화(토착화)의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보수성이 강했던 선교사들의 신학적 지향성이 이를 막아 버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한국교회는 자기 신학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 교수는 “성경 연구와 서양신학, 서양교회사 못지않게 신학교에서 동양과 한국의 고전을 읽혀야 하며 종자(씨)에 대한 연구와 교육 못지않게 이 땅과 밭에 대한 연구를 해야 한다”면서 “한국교회에서 현장 없는 공허한 설교가 계속되는 것도 바로 이러한 신학적 뒷받침이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남의 문제의식을 가지고 자기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한계가 있듯이 수입신학 가지고는 한국 사회와 교회의 영성적 문제를 풀어가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 “이제 한국교회도 자기의 문제를 신학적으로 풀어갈 수 있는 학문 외적인 여건은 어느 정도 조성되었고, 이를 통해 세계교회에 기여할 때도 되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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