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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 명량대첩 관련 추정 임란직전 총통 발굴

이순신 명량대첩 관련 추정 임란직전 총통 발굴

입력 2012-11-28 00:00
업데이트 2012-11-28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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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진도 오류리 해저발굴최고급 청자도 쏟아져, 기린형·오리형 향로뚜껑

이순신이 이끄는 조선 수군이 1597년 명량대첩(鳴梁大捷)에서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소소승자총통(小小勝字銃筒) 3점이 최상급 고려청자와 함께 진도 오류리 해저에서 발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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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 오류리 해저의 총통과 청자
진도 오류리 해저의 총통과 청자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가 진도 오류리 해저를 발굴한 결과 최고급 청자와 명량대첩에 조선수군이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소소승자총통 3점이 발굴됐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소장 성낙준)는 지난 9월부터 11월까지 이 일대에 대한 수중발굴조사를 실시한 결과 임진왜란(1592)이 일어난 지 7주갑(420년)이 되는 올해 임진왜란 때 사용했을 총통 3점과 석제(石製) 포환을 발굴했다고 28일 말했다.

총통 3점은 모양과 크기가 길이 58㎝, 지름 3㎝로 거의 같으며 모두 다음과 식의 명문이 확인된다고 연구소는 덧붙였다.

”萬曆戊子/四月日左營/造小小勝字/重三斤九/兩/匠尹□永”(만력무자/사월일좌영/조소소승자/중삼근구/량/장윤□영 : 만력 무자년 4월에 전라좌수영에서 만든 소소승자총통. 무게는 세 근 아홉 냥임. 만든 사람은 장인 윤□영)

연구소는 “명문은 제작월과 무게를 적은 부분에서 약간 차이가 있을 뿐 다른 내용은 똑같다”면서 “만력 무자년(1588)에 전라좌수영에서 제작했다는 뜻이다”고 말했다.

총통에서 주목되는 부분은 명칭. 3점 모두 ‘小(소)’와 ‘勝(승)’자 사이에 각각 ‘エ’와 ‘マ’라는 부호가 발견됐다.

연구소는 이런 부호가 “한자에서 같은 글자를 표시하는 부호로서 ‘소소승자(小小勝字)’ 총통이라고 적은 것”이라면서 “승자총통류는 조선 중기의 개인용 화기로 이번에 발굴된 소소승자총통은 전하는 기록이 없는 최초의 발견 사례”라고 덧붙였다.

조선시대 개인용 화기로는 승자(勝字), 차승자(次勝字), 별승자(別樣字), 소승자총통(小勝字銃筒)이 문헌에 보이며, 실제 유물도 전하거나 발굴됐지만 ‘소소승자총통’은 처음이라는 것이다.

총통을 발굴한 지점 주변에서 돌 포탄인 석환(石丸)도 발견됐다. 지름 8.6cm, 무게 715g인 이 석환 역시 임진왜란 때 조선 수군이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연구소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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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가 진도 오류리 해저를 발굴한 결과 최고급 청자가 쏟아졌다. 사진은 그 중 하나인 기린형 향로뚜껑.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가 진도 오류리 해저를 발굴한 결과 최고급 청자가 쏟아졌다. 사진은 그 중 하나인 기린형 향로뚜껑.
성낙준 소장은 “오류리 해역은 명량대첩이 일어난 울돌목에 인접해 있는 곳으로 이번 수중발굴조사를 통해 처음으로 전라우수영(全羅右水營) 해역에서 임진왜란 관련 유물이 발굴됐다”면서 “앞으로 임진왜란과 우리나라 무기 발달사, 해전유적지인 전라우수영의 역사적 성격을 밝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연구소는 “이들 총통은 제작 시기와 장소가 임란 직전 전라좌수영이며, 더구나 발견된 장소가 명량대첩의 격전장과 인접한 곳이라는 점 등을 볼 때 이순신 및 명량대첩과 관련한 유물임이 거의 분명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소승자총통은 조선 중기에 제조된 화기 중 하나로 불씨를 손으로 점화해 발사하는 유통식(有筒式) 구조다. 승자총통을 개량한 것으로 신기비결(神器備訣)이라는 문헌에 의하면 이런 화기는 대승총(大勝銃), 차승총(次勝銃), 소승총(小勝銃)으로 구분되지만 소소승자총통이라는 명칭은 알려진 바가 없다.

현재까지 파악된 소승자총통은 모두 24점이다.

오류리 수중 문화재는 지난해 11월 이 해역에서 고려청자를 도굴한 일당이 붙잡히면서 존재가 드러났다.

이에 해양문화재연구소는 수중탐사를 시작해 고려청자 파편과 닻돌을 확인하고 올해 본격 조사를 시행했다.

이번 발굴조사에서는 임진왜란 관련 유물 외에 양질의 순청자(純靑磁)와 상감청자(象嵌靑磁), 조질(粗質) 청자가 기종별로 다양하게 발굴됐다.

가장 주목을 끄는 청자는 기린형 향로뚜껑. 국보 65호로 지정된 청자 기린형뚜껑 향로(靑磁 麒麟有蓋 香爐)에 못지않은 최고급품이며 기존과는 다른 특징도 보인다고 연구소는 말했다.

나아가 오리형 향로뚜껑도 발견됐다. 이 청자는 뚜껑 바닥까지 꽃 모양으로 장식했다.

이들 양질 청자는 맑은 비색(翡色)을 띠며 규석을 받쳐 구웠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연구소는 덧붙였다.

연구소는 이들 양질 청자는 “12세기 후반에서 13세기 전반까지 강진에서 왕실이나 귀족층이 사용하기 위해 제작된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12세기 전반부터 14세기 대에 이르는 시기에 제작한 다른 도자기도 발굴됐다.

이런 성과에 따라 문화재청은 수중발굴조사 해역을 중요문화재(사적)로 가지정해 보호하고, 2차 수중발굴 조사는 수온이 상승하는 내년 5월부터 다시 시작할 예정이다.

오류리 해역은 고려시대에는 주요 청자운반 항로였으며, 조선시대에는 임진왜란의 해전 장소 중 한 곳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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