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조계종 비구니 군승 파견 이뤄질까

조계종 비구니 군승 파견 이뤄질까

입력 2013-03-29 00:00
업데이트 2013-03-29 00:00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내년 초 파견 목표 본격 준비… 성사 땐 첫 女성직자 軍파견 ‘주목’

조계종이 비구니를 군승(軍僧)으로 파견하기 위한 본격적인 작업에 돌입해 불교계 안팎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근 전국 사찰과 교육기관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잇따라 여는 것을 비롯해 전국비구니회로부터 군승 지원자 신청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조계종이 목표로 삼은 내년 초부터 비구니 군승 파견이 실현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조계종이 비구니를 군승으로 파견하면 종교계에서 여성 성직자를 군대에 파견하는 첫 사례가 된다.

조계종이 비구니 군승(軍僧) 파견을 위한 준비작업에 본격적으로 나서 주목된다. 사진은 조계종 군종특별교구가 지난 20일 동학사에서 처음 마련한 비구니 군승 모집을 위한 설명회 모습. 조계종 군종특별교구 제공
조계종이 비구니 군승(軍僧) 파견을 위한 준비작업에 본격적으로 나서 주목된다. 사진은 조계종 군종특별교구가 지난 20일 동학사에서 처음 마련한 비구니 군승 모집을 위한 설명회 모습.
조계종 군종특별교구 제공
현재 남성 성직자를 군종 장교로 파견하고 있는 종단은 천주교, 개신교, 원불교, 불교 등 4개 종단. 천주교와 원불교가 각각 군종 신부와 군 교무를 파견하고 있고 여성 목회자를 인정하는 교단이 많지 않은 개신교도 남성을 군목으로 보내고 있어 종교계에서 여성 성직자의 군 파견은 없는 상황이다.

조계종이 최근 비구니를 군승으로 파견하려는 준비작업을 서두르는 까닭은 출가자와 군승 장교 지원이 눈에 띄게 줄고 있기 때문이다. 불교계는 1968년 군승 제도를 도입했지만 군 법당에서 포교활동을 하는 군승이 크게 부족한 형편이다. 현재 군 부대에 세워진 사찰·법당은 400여개가 있지만 군승과 군승 요원을 합해도 140여 명에 불과한 것으로 조계종은 집계하고 있다. 조계종은 비구니 군승 파견을 오래전부터 추진해 와 지난해 국방부로부터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비구니 군승 파견에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던 전국비구니회가 지난해 12월 조계종 군종특별교구(교구장 자광 스님)와 비구니 스님을 군승으로 파견키로 전격 합의한 것도 이와 관련 있는 것으로 보인다.

조계종 군종특별교구는 지난 20일 동학사 강원에서 비구니 군승 파송의 필요성과 요강을 설명하는 자리를 처음 마련한 데 이어 다음 달 중순까지 비구니 승가대학이 있는 운문사와 동국대, 중앙승가대 등 교육기관에서 잇따라 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전국비구니회로부터 군승 지원자 추천을 받고 있다. 조계종은 일단 자격 요건 등을 엄격히 해 수준 높은 군승 파견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조계종단이 정한 군승 자격은 만 35세 이하로 사미·사미니계 이상 수지하고 4년제 대학을 졸업해야 한다. 군승 요원으로 추천되면 하계·동계교육을 받고 이듬해 12주간의 입대 전 교육과 9주간의 군사훈련을 받은 뒤 중위로 임관하게 된다.

조계종이 이처럼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지만 실제 비구니 군승 파견은 그리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군승으로 파견될 경우 수행 이력 등에서 뒤지고 병영 생활에도 어려움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금까지 군승 파견을 지원한 비구니는 2∼3명이 고작이다. 여기에 여성 성직자가 적은 천주교, 개신교 등 타 종교에서 불교계의 비구니 군승 파견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고 있다. 국방부가 비구니 군승 파견에 대한 최종 승인을 미루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군종특별교구 관계자는 이와 관련, “조계종이 추진 중인 비구니 군승 파견은 불교종단의 군 포교 활성화 성격을 부인할 수 없지만 군 장병의 인성과 윤리 교육 차원을 감안할 때 긍정적인 효과가 클 것”이라고 밝혔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2013-03-29 23면

많이 본 뉴스

‘금융투자소득세’ 당신의 생각은?
금융투자소득세는 주식, 채권, 파생상품 등의 투자로 5000만원 이상의 이익을 실현했을 때 초과분에 한해 20%의 금투세와 2%의 지방소득세를, 3억원 이상은 초과분의 25% 금투세와 2.5%의 지방소득세를 내는 것이 골자입니다. 내년 시행을 앞두고 제도 도입과 유예, 폐지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맞서고 있습니다. 당신의 생각은?
제도를 시행해야 한다
일정 기간 유예해야 한다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