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송혜교 “조인성과 솜사탕 키스는..”

송혜교 “조인성과 솜사탕 키스는..”

입력 2013-04-04 00:00
업데이트 2013-04-04 09:22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SBS TV 수목극 ‘그 겨울, 바람이 분다’가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렸다.

사람의 마음을 후벼 파는 듯한 힘 있는 대사를 마음껏 펼친 노희경 작가의 필력과 함께 빛을 발한 것은 여주인공 오영을 연기한 배우 송혜교(31).
SBS 수목드라마 ‘그 겨울, 바람이 분다’배우 조인성, 송혜교
SBS 수목드라마 ‘그 겨울, 바람이 분다’배우 조인성, 송혜교


시각장애인 상속녀로 분한 그는 브라운관을 꽉 채운 눈부신 외모뿐 아니라 끊임없이 휘몰아치는 감정의 흐름을 넘나들며 시청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촬영을 마친 그를 3일 용산구 이태원동에서 만났다.

“늘 앞날을 미리 정해 놓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흐르는 대로 가는 거죠. 제게 오지 않는데 굳이 잡은 적은 한 번도 없었어요. 제가 욕심을 부리면 다 안되더라고요.”

지난 1996년 광고 모델로 데뷔해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오가며 한류스타로 맹활약한 지도 17년. 그의 나이도 서른을 넘겼다.

그는 “크게 무언가를 정해 놓은 것은 없다”며 “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그런 ‘그림’이 나왔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PD님은 제가 귀여운 이미지가 강하니까 오영을 연기할 수 있을지 처음엔 ‘갸우뚱’하셨어요. 만들어가면서 서로 놀란 부분이 있죠. 마지막회 같은 경우도 감정 연기를 잘하지 못했으면 정말 지루했을 거에요. 그런 것들을 잡아가는 재미가 있었죠.”

나아갈 길을 미리 그려놓지 않는 대신, 마주하는 작품마다 최선을 다했다는 것. 지난 2008년 ‘그들이 사는 세상’에 이어 또다시 노희경 작가의 작품에서 연기하는 의미는 남달랐다.

“전 아직 30대 초반인데, (노희경) 선생님의 감정을 따라가자니 제가 너무 어려웠어요. 연기하는 시간이 너무 지치고 힘들었죠. 그런데 벌써 그 시간이 그립네요. 그 순간만큼은 괴로웠지만요.”

그는 “감정 신과 대사가 너무 많아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며 “항상 예민하게 감정을 통제하다보니, 누군가와 친하게 지내는 것조차도 내게는 스트레스였다”고 토로했다.

우는 장면에서는 카메라 각도를 여러 번 바꿔 촬영하는 내내 아예 울어버렸을 정도다.

그는 “예쁜 여배우들이야 20대에 너무 많다”며 “아름다움으로 승부 보는 것은 지났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번 작품에서는 연기 욕심이 많았다”고 그동안의 여정을 되돌아봤다.

‘그들이 사는 세상’ 때와는 달리 깊어진 그의 연기에 칭찬을 보낸 것은 시청자뿐만이 아니었다.

“노희경 선생님께서 칭찬을 많이 해주셨어요. 그런데 저는 칭찬이 어색해서 항상 피하죠. 그러면 ‘칭찬도 받을 줄 알아야 한다. 칭찬한다고 마냥 좋아하지 말고, 무엇을 칭찬했는지 기억해서 다음에 써먹으라’고 혼내셨죠.”

그는 “28세 때 ‘그들이 사는 세상’을 했는데, 당시에는 그 감정을 쫓아가지 못했다”며 “서른이 넘으니 지금은 조금 더 다가가는 부분이 있다. 선생님만 좋으시다면 앞으로 또다시 같이 작품을 하고 싶다”고 의욕을 드러냈다.

극 중 그의 실감 나는 시각장애인 연기는 ‘개그콘서트’’SNL 코리아’ 등의 예능 프로그램에서 패러디 되는 등 큰 화제를 모았다.

“(’SNL 코리아’에서) 신동엽, 이영자 씨가 패러디한걸 봤어요. 근데 그다음부터 조인성 씨 장면을 봐도 감정 몰입이 안 돼요. 원래는 약간 슬픈 장면이잖아요. 보이지 않아서 오빠의 몸을 만져본다는 게. 그런데 그다음부터 슬프지 않아요.(웃음)”

송혜교는 큰 화제가 된 조인성과의 ‘솜사탕 키스’에 대해서는 “인성 씨랑 저랑 ‘오글거려 죽겠다’고 투덜거렸다. 둘의 나이가 몇인데”라면서도 “다행히 솜사탕 키스가 떴다”고 수줍게 말했다.

송혜교는 이를 위해 작품에 들어가기에 앞서 직접 복지관을 찾아 시각장애인을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드라마 속 시각장애인이 더듬거리는 것을 제발 안 했으면 좋겠다고 하셨어요. 가보지 않은 곳에 있을 때는 당황해서 그런 행동을 하겠지만, 늘 가는 곳에서는 절대 헤매지 않는대요. 오버액션을 ‘들었을 때’ 화가 많이 나신다는 분도 계셨어요.”

극 초반 ‘시각장애인이 하이힐을 신느냐’는 논란도 일었지만, 이 역시 세심한 관찰의 산물이었다.

“상속녀 설정이라고 말씀드렸더니, ‘그럼 나보다 더 많은 걸 할 수 있겠다’고 하셨어요. 하이힐이나 메이크업도 그래서 하게 됐죠. 실제로 어떤 분은 늘 정장을 챙겨입는 분도 있대요. 실을 이용해 본인만이 아는 표시를 해놓는 거죠. 디자인 고르는 건 아무 일도 아니랍니다.”

그는 “이번 드라마를 통해 연기력도 인정받고 싶었지만, 초반에 비판을 받더라도 시각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깨뜨리고 싶었다”고 부연했다.

처절한 외로움으로 몸부림치던 오영 속에는 그동안 해외 활동을 펼치며 느낀 송혜교 자신의 고민과 스트레스가 녹아들어 갔다. 중국에서 양가위 감독의 ‘일대종사’를 촬영한 것.

새로운 경험을 찾아 출연을 결정하긴 했지만, 크지 않은 비중 탓에 촬영장 ‘헛걸음질’이 반복되면서 하루에도 몇 번씩 ‘한국에서 좋다는 작품을 마다하고 무얼 하는 건가’ 하고 고민했단다.

“이런 저 혼자만의 싸움이 너무 연기를 하고 싶게 만들었죠. 그 찰나에 ‘그 겨울, 바람이 분다’를 만났어요. 그러한 고민이 이 작품에서 감정 연기를 하는 데 도움이 됐죠. 영화의 비중으로는 아쉬움이 많지만, 마냥 헛되이 보내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는 오우삼 감독의 신작 ‘생사련’ 촬영을 앞두고 있다. 앞으로는 그동안 보여주지 않은 새로운 캐릭터를 끄집어 내는 게 목표. 지난 2007년 미국 독립영화 ‘페티쉬’에 출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귀여운 이미지가 ‘터지면’ 우리나라에서는 계속 그런 류만 들어와요. 모험을 하지 않는 거죠. 제가 만드는 사람이라면 귀여움은 이미 다 보여줘서 다른 걸 시도해볼 텐데요. 자기 색깔이 확실한 감독님들이 만드는 ‘송혜교’는 어떨지 궁금해요. 박찬욱 감독님이나 봉준호 감독님과 작업해보고 싶습니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