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가의 서’ 파죽지세 인기, 왠가 했더니

‘구가의 서’ 파죽지세 인기, 왠가 했더니

입력 2013-06-04 00:00
업데이트 2013-06-04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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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연출·대본 3박자의 멋진 어울림..경쟁작 합친 시청률 기록

선과 악의 갈등이 점차 절정으로 치닫는 MBC 24부작 월화 사극 ‘구가의 서’(극본 강은경, 연출 신우철·김정현)의 인기가 파죽지세다.

4일 시청률 조사업체 닐슨 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방송된 ‘구가의 서’ 17회는 수도권 기준 시청률 21.0%를 기록했다. 전국 기준으로도 17.5%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동시간대 경쟁작인 SBS ‘장옥정, 사랑에 살다’(11.4%)와 KBS 2TV ‘상어’(6.7%)의 전국 기준 시청률을 합친 수준이다. 지난주에는 지상파 방송 3사의 월화·수목 드라마 6편 가운데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구가의 서’는 또 지난달 한국갤럽 ‘한국인이 좋아하는 TV 프로그램’ 조사에서도 선호도 4.3%로 전체 5위를 차지했다. 드라마 가운데서는 MBC 주말극 ‘백년의 유산’에 이은 2위다.

’구가의 서’의 인기는 일회적인 극중의 사건이나 장면 때문이 아닌, 배우와 연출, 대본의 3박자가 훌륭하게 어우러져 일궈낸 결과라는 점에 의미가 있다.

우선 ‘구가의 서’의 가장 큰 강점은 두 남녀 주연 배우의 매력이다. ‘국민 남동생’ 이승기(최강치 역)와 ‘국민 첫사랑’ 수지(담여울 역)의 조합은 드라마 방영 전부터 큰 관심을 모았다.

특히 모범적 이미지의 이승기가 자신을 제어하지 못하는 ‘반인반수(半人半獸)’로 변신하고, 풋풋하고 여린 이미지의 수지가 머리빗보다 검과 활이 가까운 ‘무예교관’으로 분한다는 설정이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젊은 배우의 사극 출연이라는 점에서 ‘발연기’에 대한 우려도 있었지만, 막상 방송이 시작되자 단점보다는 감각적인 젊은 연기의 장점이 부각되며 논란을 찾기 어려웠다.

극중 최강치가 이야기 전개상 담여울의 신체를 접촉한 ‘나쁜손’ 해프닝이 방증하듯 시청자와 언론 매체는 이들의 연기 하나하나에 관심을 보이며 이슈화했다. 여기에 드라마가 절정으로 치달으며 짙어지는 멜로는 젊은 시청자의 흥미를 돋웠다.

한국갤럽은 “’구가의 서’의 경우 20-30대 여성과 대학생에서 특히 높은 선호도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물론 젊은 주연 배우들의 호연은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 연기자들의 안정감 있는 열연이 지지대가 됐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이순신 장군 역의 유동근, 악당 조관웅 역의 이성재, 최강치를 키운 박무솔 역의 엄효섭, 담여울의 아버지 역의 조성하 등이 탄탄한 연기로 이야기 흐름의 중심을 잡았다.

젊은 배우들의 깊은 연기를 끌어내는 역할 또한 이들 중견 배우의 몫이었다.

이승기는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유동근 선배와 독대하는 장면이 특히 감사했다. 내 안에 이런 것이 있었나 느낄 수 있게 해 줬다. 또 이성재, 조성하 선배와 연기를 하며 내 생각보다 더 감정이 올라올 때가 많았다”면서 선배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하기도 했다.

배우가 아무리 매력적이어도 내용이 재미없다면 시청자의 눈길을 계속 붙잡아 두기는 어렵다. ‘구가의 서’는 무협 판타지라는 낯선 장르를 시도하면서도 이순신 장군과 조선을 노리는 일본 세력을 등장시켜 실제 역사와 허구의 적절한 결합을 추구했다.

드라마 초반에 이미 ‘사라진’ 인물인 구월령(최진혁 분)과 윤서화(이연희·윤세아 분)를 최근 의미심장하게 재등장시키는 등 치밀한 복선도 돋보였다.

아울러 효과적인 컴퓨터그래픽(CG)의 사용으로 자칫 허무맹랑할 수 있는 설정에 설득력을 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마지막으로 시청자의 마음을 움직인 것은 ‘반인반수’ 소재를 매개로 전달하는 드라마의 교훈. ‘도덕’의 가치가 땅에 떨어진 요즘 시대에 드라마는 어찌 보면 촌스럽게도 다시 한 번 ‘인간다움’의 의미를 묻는다.

지난달 방송된 드라마의 한 장면에서 이순신 장군은 ‘너는 무엇으로 살고 싶으냐’며 진중하게 묻고, 최강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라고 눈물로 답한다.

사람의 탈을 쓴 ‘짐승’이 많은 시대에 진정한 인간이 되고픈 ‘반인반수’의 간절한 울부짖음이다.

4일 오후 10시 18회가 방송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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