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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키 ‘바람이 분다’와 함께 사라진다

미야자키 ‘바람이 분다’와 함께 사라진다

입력 2013-09-07 00:00
업데이트 2013-09-07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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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애니메이션 거장 6일 도쿄서 은퇴 기자회견

“몇 번이나 은퇴한다고 말해 소동을 벌였지만 이번엔 진심입니다.”

일본 애니메이션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72) 감독은 6일 오후 도쿄 기치조지 다이이치 호텔에서 은퇴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 세계 600여명의 취재진이 모인 가운데 호시노 고지 지브리 스튜디오 사장, 스즈키 도시오 프로듀서와 함께 나타난 미야자키 감독은 “최근 개봉한 ‘바람이 분다’는 전작 ‘벼랑 위의 포뇨’ 이후 5년이 걸렸다. 나이를 생각하면 다음 작품은 6년이나 7년이 걸릴지 모르는데 그러면 80살이 된다”면서 나이에 대한 부담이 은퇴 배경임을 밝혔다.

은퇴 후 계획에 대해 미야자키 감독은 “자유가 있으니까 일하지 않을 자유도 있다. 할 수 있는 일은 할 테지만 약속하면 깨질 수 있으니 이 정도로만 말하겠다”면서도 “지브리 미술관의 전시나 그 밖에 자원봉사를 하거나 내 자신이 전시품이 되거나 하는 등의 일에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어린이들에게 메시지를 남겨 달라는 부탁에는 “그렇게 멋진 말은 하지 못한다. 다만 내가 만든 영화를 봐 주면 고맙겠다”는 말을 했다.

동석한 스즈키 프로듀서는 “매번 ‘이번 작품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만들었지만 이번에 ‘바람이 분다’는 정말 마지막이라고 느꼈다. 젊을 때라면 (은퇴를) 말리겠지만 이제는 (미야자키 감독에게) 정말로 수고하셨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현재 미야자키 감독의 뒤를 이어 지브리 스튜디오를 꾸려나갈 후계자가 지목되지 않은 가운데 일본 언론에서는 미야자키 감독의 아들인 고로(46)와 2010년 ‘마루밑 아리에티’를 연출한 요네바야시 히로마사(40)의 쌍두 체제로 갈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2013-09-07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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