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돛과 노만 믿고 수천㎞ 바다 누빈 고대 인류

돛과 노만 믿고 수천㎞ 바다 누빈 고대 인류

입력 2014-05-05 00:00
업데이트 2014-05-05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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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인류의 대항해’

이름난 항해가라면 우리는 흔히 콜럼버스나 마젤란 등을 먼저 떠올린다. 이들의 이름 앞에는 ‘신대륙 발견자’, ‘최초의 지구일주 항해자’ 등의 으리으리한 수식어가 붙는다.

하지만 훨씬 더 오래전인 고대에 이미 놀라운 항해술을 보여준 이들이 있다.

이들에게는 위성항법장치(GPS)는 말할 것도 없고 나침반조차 없었다. 믿는 것은 노와 돛 그리고 바람과 별뿐이었다.

그럼에도 수천㎞의 망망대해를 건넜다. 대양 건너 미지의 섬을 정복했고 상업 활동을 펼쳤다.

최근 국내 번역된 신간 ‘인류의 대항해’(원제: Beyond The Blue Horizon)는 고대 해양사를 실감 나는 문체로 복원한다.

’뜨거운 지구, 역사를 뒤흔들다’, ‘크로마뇽’ 등을 쓴 저명한 고고학자이자 인류학자인 브라이언 페이건이 썼다.

8살 때 어부였던 아버지의 친구로부터 항해술을 배운 저자는 성인이 된 뒤에는 혼자서 GPS 없이 대서양을 횡단하는 등 뱃사람이기도 하다.

책은 저자의 경험을 토대로 고대 항해자들의 역사를 지역별로 살펴봤다.

기원전 10세기 안데스인은 오늘날 에콰도르 해안에서 나무 뗏목을 타고 수천㎞를 가로질러 마야 문명과 교류했다.

기원전 2세기에는 그리스인 히팔루스가 아라비아에서 인도까지 항해했다.

특히 라피타인이라고 불리는 민족은 기원전 1200년경부터 장거리 항해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 오세아니아 근해부터 피지, 사모아, 통가 등 폴리네시아 전역의 무인도를 개척했다.

고대 해양가들에게 GPS는 없었지만 경험이 있었다. 해와 별을 보고 방위와 위도를 파악했고, 바람이 바뀌는 시기를 따라 육지를 오다녔다.

그들은 왜 그처럼 목숨을 걸고 바다를 누볐을까. 단순한 호기심 때문일까.

이에 대해 저자는 여러 가지 이유를 댔다.

라피타인에 대해서는 손위 형제자매를 우대한 사회 분위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대대로 맏이가 재산과 지식을 독점적으로 물려받기 때문에 아우들이 자신의 가계를 새롭게 수립하려면 식민지 개척에 뛰어들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인도양 일대의 항해는 상업적인 목적으로 이뤄졌다고 한다. 저자는 “고대 문명은 목재, 금속, 노예 같은 기본 상품을 다른 지역에서 수입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9세기 아일랜드 수도사들은 신에게 바칠 땅을 찾다가 아이슬란드를 발견했다.

책은 또 북유럽 노르드인들의 항해술, 통나무 카누로 오가는 해양 사회가 번창한 북아메리카 북서부 해안, 바다를 두려워한 고대 마야 문명 등의 이야기도 풍부하게 소개한다.

최파일 옮김. 미지북스. 520쪽. 2만4천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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