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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시장’ 윤제균 “남진-나훈아 라이벌시대 영화로 만들고파”

‘국제시장’ 윤제균 “남진-나훈아 라이벌시대 영화로 만들고파”

입력 2015-02-07 12:08
업데이트 2015-02-07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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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시기에 국민에 위로준 것 영화에 담고 싶어”남진 “얘깃거리 많아…시대 감각·진실 담는 영화라면 100% 협조”

”언젠가 남진-나훈아 선생님의 라이벌 시대를 영화로 만들고 싶은 생각이 있습니다.”

영화 ‘국제시장’으로 1천만 관객을 돌파한 윤제균(46) 감독이 지난 5일 강남구 압구정동에서 남진(70)과 만나 이 같은 생각을 밝혔다.

윤 감독은 “우리나라 근현대사의 가수분들 중에서 영화로 만들었을 때 전 국민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분이 어느 세대일까 생각했는데 진정한 라이벌이었던 남진과 나훈아 선생님”이라며 “힘들고 어렵던 시절 우리에게 위로가 돼준 두 분의 이야기와 시대를 담는다면 1천만 관객 영화가 되지 않을 까란 생각을 한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이 말에 흐뭇한 미소를 지은 남진은 “정말 우린 얘깃거리가 많아 영화로 만들면 재미있을 것 같다”며 “만약 영화를 찍는다면 내가 아는 진실을 얘기해주겠다. 100% 협조해주겠다”고 힘을 실어줬다.

이날 두 사람의 만남은 남진이 ‘국제시장’에 자신을 의미 있는 시대적 인물로 그려준 윤 감독에게 고마움을 표시하는 자리였다.

두 사람 모두 달변인 터라 편히 대화를 이어가던 중 남진이 해방 이후 남인수, 현인, 배호, 남일해 등 시대에 방점을 찍은 가수들의 이름을 거론하며 가요사를 훑자 “가요에 관심이 많다”는 윤 감독이 아이디어를 냈다.

윤 감독은 “지금 ‘쎄시봉’이란 영화도 나왔는데 전 개인적으로 쎄시봉 선생님들보다 갈등과 화해의 시절이 있었을 두 분의 일대기에 관심이 많다”며 “라이벌이지만 동반자였고 힘든 시기에 얼마나 국민에 위로를 줬는지 영화에 담고 싶다. 제목도 ‘라이벌’이 어떨까. 50대 이상은 보실 것 같고 젊은 배우들이 등장하면 전 국민의 영화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남진은 “가요계에 남진-나훈아 같은 라이벌이 있나. 이후 조용필도 혼자 큰 인기를 누리지 않았나”라며 “감독은 시대를 얘기하는 것이니 시대적인 감각을 잃으면 안 되고 영화에 사실·진실을 담고 내면적인 이야기도 다뤄야 한다. 여자 얘기도 안 나오면 재미없다”고 웃었다.

목포 출신 남진과 부산 출신 나훈아는 각각 전라도와 경상도를 대표하며 1970년대 가요사에서 다른 외모와 음악 스타일로 강력한 맞수였다.

’한국의 엘비스 프레슬리’로 불린 남진은 트로트로 히트했지만 50여 년간 고고, 디스코, 맘보, 삼바 등 템포있는 다양한 장르를 선보였다. ‘울려고 내가 왔나’, ‘님과 함께’, ‘그대여 변치 마오’, ‘마음이 고와야지’, ‘가슴 아프게’, ‘미워도 다시 한번’ 등 수많은 히트곡을 낳았다.

스스로 ‘아리랑 소리꾼’으로 불리고 싶어한 나훈아는 ‘꺾기 창법’을 트레이드 마크로 ‘물레방아 도는데’, ‘고향역’, ‘무시로’, ‘잡초, ‘갈무리’, ‘울긴 왜 울어’, ‘임 그리워’ 등 애잔한 트로트 풍의 히트곡을 선보였다.

남진은 “내가 나훈아보다 나이가 6살 위”라며 첫 만남을 또렷이 기억하고 있었다.

”군대 입대하기 전인 1969년 KBS가 남산 야외음악당에서 공개 방송을 했는데 한 친구를 만났어요. ‘너 지금 뭐하냐’고 물으니 ‘요즘 작곡하고 가수 키운다’고 하더군요. 그게 나훈아의 ‘임 그리워’를 작곡한 심형섭이에요. 그러면서 누굴 불러 ‘내 친구니 인사해라’ 하는데 얼굴이 까맣고 마른 청년이었어요. 그게 나훈아였는데 베트남전 다녀오니 유명해져 있더라고요.”

남진은 나훈아와 실제 성격이 달랐으며 두 사람이 그리 가깝게 지내지 못한 점도 아쉽다고 말했다.

”나훈아의 목소리는 소프트했어요. 여자들이 한방에 가버렸죠. 성격도 보들보들한 사람이었어요. 또 저보다 영화로 담기에 훨씬 드라마틱할 겁니다. 저야 부모 잘 만나 고생 안 하고 데뷔했지만 나훈아 씨는 어렵게 출발해 대형 가수가 됐으니까요.”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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