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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최고의 캐릭터 디자이너로 거듭난 이상준씨

美 최고의 캐릭터 디자이너로 거듭난 이상준씨

입력 2015-04-20 07:23
업데이트 2015-04-20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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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워즈3 등 할리우드 흥행 영화 캐릭터 개발

”자신을 스스로 조것 짓지 마세요. 일단 자신이 뭘 좋아하는지 찾아서 죽도록 해보는 겁니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 부딪쳐도 안 아파요.”

’스타워즈3’, ‘캐리비안의 해적’ 등 미국 할리우드 영화의 콘셉트 개발자이자 캐릭터 디자이너인 이상준(44)씨는 지난 17일 서강대 게임교육원 주최의 ‘할리우드 필름산업과 콘셉트 디자인’ 특별 강연에 참석한 학생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군대를 제대할 때까지 방황하며 뚜렷한 변곡점이 없었던 이씨의 인생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던 누나와 매형이 어학연수 겸 유학을 권유하면서 바뀌기 시작했다.

1995년 샌프란시스코 AAC(Academy of Art College)에 입학한 그는 4년간 ‘가장 기초적인 것을 아주 깊게’ 가르치는 미국 대학의 교육 방법에 매료됐다고 한다.

”사물을 보는 가장 기초적인 방법을 대학에서 배웠어요. 어떻게 사물을 보고, 표현하고, 키울 것인가…결국 가장 기초는 순수미술이고, 이것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죠. 사물을 본 순간 느낌을 잡고 1∼15분 안에 ‘퀵 드로잉’ 하는 법을 터득하니 그림을 그리는 게 너무 재밌더라고요.”

이씨는 3학년 재학 중 영화제작사인 ILM에서 인턴십을 했던 경험이 지금의 성공을 견인한 계기라고 소개했다.

”회사에서 ‘캐릭터 디자인’ 일을 맡겼는데 제 능력을 알아봤던 거 같아요. ILM에서의 인턴 생활은 제가 자유로운 상상력을 키우고, 영화산업 변화의 물결을 느끼게 해줬습니다.”

이씨는 당시 직장 동료 등과의 대화에서 ‘50%는 못 알아들을 정도’로 언어 장벽이 높았지만, 인턴 1년 뒤 ILM에 정직원으로 취업했다.

”자신의 위치를 너무 생각하지 마세요. 그러다 보면 비교하게 되고, 남보다 떨어진다는 열등감이 생깁니다. 저는 영어를 잘 못했지만, 어떻게 성실히 제 일을 즐길 수 있을지 고민했어요.”

이씨는 자신의 아이디어를 그림으로 상대방에게 정확하고 빨리 전달했던 것이 주효했다고 전했다.

”때론 디자인이 캐스팅에 영향을 끼치기도 합니다. 제가 만든 디자인으로 배우들을 뽑기도 한다는 얘기죠. 짧은 시간 안에 생각했던 바를 그림으로 정확히 표현했던 게 바쁜 감독과 원만히 소통한 비결이에요. 게임, 영화, 멀티미디어를 공부하는 학생들은 어떻게 자신의 아이디어를 상대방에게 쉽게 전달할 수 있을지가 중요합니다.”

그는 조지 루카스 감독과 호흡을 맞춘 스타워즈3를 평생 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씨는 당시 라이브 액션에 정이 떨어질 정도로 3D 애니매이션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고 한다.

”스타워즈는 미국인들의 문화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 영화예요. 루카스 감독은 자신의 생각이 옳다고 여기면 캐릭터 디자이너에게 명령하지 않고, 늘 설득하려고 했습니다. 이 작품을 하면서 제가 옳다고 생각한 것이 틀릴 수도 있다는 것을 배웠어요.”

이씨의 업(業)에 대한 열망도 남달랐다. ILM에 재직하던 2005년 게임회사 EA에서 ‘반지의 제왕’(The Lord of rings) 게임의 콘셉트 아티스트로 활약했고, 같은 해 ILM에서 블루 스카이(Blue Sky)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로 이직했다.

”좀 더 넓은 시야를 갖고 싶었어요. 스토리에 맞는 단순한 스타일을 찾아가고, 좋은 영화를 만들고자 합리적인 선택을 하려면요…”

이씨가 강연 내내 후배들에게 강조한 것은 ‘자신이 즐길 수 있는 일을 찾는 것’이었다.

”저는 인턴을 하면서 대학에서 남은 교육기간에 무엇을 해야 할지 알겠더라고요. 학교수업에서는 이게 가슴에 안 와 닿아요. 인턴을 하면서 거기 있는 사람 희로애락이 다 보였어요. 이렇게 하면 저 사람처럼 될 수 있겠구나 하는 정보가 정확해지고, 행동이 명확해졌죠.”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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