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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美, 6·25서 세균전” ‘니덤보고서’ 전문 나와

[단독]”美, 6·25서 세균전” ‘니덤보고서’ 전문 나와

입력 2015-06-09 07:32
업데이트 2015-06-09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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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있음.>>670쪽짜리 원본 전문 첫 공개…비행지도·자필 진술서 등 수록

미국이 세균전 방법을 일본으로부터 배워 한국전쟁에 사용했다고 주장하는 이른바 ‘니덤 보고서’ 원본 전문이 최초 공개됐다.

올해 초 64쪽짜리 니덤 보고서 요약본이 미국 학자에 의해 대중에 공개된 바 있지만, 세균 투하 지역 비행지도와 당시 세균전에 참여했던 미군의 자필 진술서 등이 소상하게 기록된 전문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9일 소장자인 영화감독 임종태 씨와 경매회사 코베이에 따르면 한국전쟁 당시 미군의 세균전 의혹에 관심을 갖고 10년간 관련 증거를 찾아온 임 감독은 2013년 가을께 영국의 한 고서점에서 ‘한국과 중국에서의 세균전에 관한 국제과학위원회의 사실조사 보고서’, 이른바 니덤 보고서를 입수했다.

니덤 보고서는 영국의 생화학자인 조지프 니덤을 단장으로 하는 국제과학자협회 공식조사단이 1952년 작성한 것이다.

보고서에는 미 공군이 일제 강점기 생체실험을 자행해 악명이 높았던 731부대장 이시이 시로(石井四郞) 등에게 기술을 건네 받아 한국전쟁 당시 북한과 중국을 상대로 세균전을 치른 것으로 추정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후 니덤 보고서는 폐기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올해 초 미국 심리학자 제프리 카이가 진보 성향의 온라인 블로그 ‘디센터’에 64쪽짜리 요약본을 공개하면서 논란을 일으켰다.

이번에 발견된 전문은 조사 내용만 670쪽으로, 요약본 분량의 10배가 넘는다.

이와 함께 참고자료로 전쟁 당시 중국과 북한 일대에 뿌려진 벼룩 사진, 해당 지역의 주민 사진, 세균을 뿌리다 잡힌 미군 포로의 수기 진술서, 미군의 세균 배포 경로 비행지도 등 세균전을 뒷받침할 증거가 200장 가까이 수록됐다.

보고서를 보면 세균을 살포하다가 포로로 잡힌 것으로 여겨지는 미 공군 조종사 플로이드 오닐은 1952년 6월 30일 진술서에서 “미국의 한 시민으로서, 북한과 중국 북동부 주민들에게 세균무기를 사용한 것에 대해 어떤 정당성도 볼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민간인들에게 그렇게 끔찍한 무기를 쓸 이유는 없다”면서 “이런 식의 무기는 민간에게 쓰인 어떤 무기보다 비인간적이고 (전쟁 포로의 인권을 규정한) ‘제네바협정’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자백했다.

피해 지역 현장검증 사진과 세균이 투하된 지역의 비행사진, 미군이 떨어뜨린 세균폭탄 사진, 이시이가 2차대전 당시 만든 세균폭탄 사진 등은 조사가 얼마나 꼼꼼하고 광범위하게 이뤄졌는지 짐작게 한다.

이외에도 ‘콜레라균을 이송한 관료에 대한 보고서’, ‘미군이 중국 선양지역에 투하한 세균에 의한 새로운 질병에 관한 보고서’, ‘체포된 미 공군 4인과의 인터뷰’, ‘한국 보건부 장관에게 행해진 질의’ 등 다양한 자료가 포함됐다.

이 보고서는 임 감독이 약 2년간 개인 소장하고 있다가 영화 제작비 마련을 위해 코베이의 6월 경매에 내놓기로 하면서 그 존재가 알려지게 됐다.

다만 지금까지 미국 정부가 세균전을 공식 부인하고 있어 보고서만으로 한국전쟁에서 미군이 진짜로 세균무기를 사용했다고 확신할 수는 없다.

이 보고서가 제삼자에 의해 작성되긴 했지만, 전쟁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그것도 전쟁 당사국이었던 중국에 의해 발행했다는 점도 논쟁거리로 남아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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