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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표절 논란에 휘말린 문단과 출판계

또다시 표절 논란에 휘말린 문단과 출판계

입력 2015-06-17 11:12
업데이트 2015-06-17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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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 명백히 가려 발전의 새 계기 삼아야

문단과 출판계가 연거푸 제기된 표절 시비로 뒤숭숭하다. 특히 중견소설가 신경숙 씨가 논란의 대상이 돼 충격이 더 크다. 올해로 등단 30년을 맞은 신씨는 대표작 ‘엄마를 부탁해’가 33개국에 판권 계약된 데 이어 미국 뉴욕타임즈에서 베스트셀러 작가로 뽑히기도 했다. 신씨는 또 장편소설 ‘기차는 7시에 떠나네’ 등으로 일반독자들에게 너무나도 잘 알려져 있다.

신씨에 대해 표절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는 소설가 겸 시인인 이응준 씨다. 그는 16일 한 온라인 매체에 ‘우상의 어둠, 문학의 타락’이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실어 신씨가 1996년에 발표한 단편 ‘전설’ 중 일부 구절이 일본 작가 미시마 유키오의 ‘우국’을 표절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논란의 핵심이 되고 있는 유키오의 작품은 1983년 김후란 씨의 번역으로 국내에 소개됐다. 신씨가 등단하기 2년 전이다. 이씨는 ‘우국’과 ‘엄마를 부탁해’ 중 같거나 유사한 부분을 제시하며 “의식적으로 도용하지 않고는 절대로 튀어나올 수 없는 문학적 유전공학의 결과물”이라고 질타했다. 이에 대한 신씨의 반박 또는 해명은 17일 오전 현재 나오지 않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10일에는 헤르만 헤세의 작품인 ‘데미안’과 ‘수레바퀴 아래서’에 대해 표절 논란이 터졌다. 출판사 문학동네는 도서출판 크눌프가 시판 중인 이들 작품의 판본을 짜깁기하거나 표절했다며 문제를 공식 제기했다. 예컨대 ‘수레바퀴 아래서’의 경우 크눌프판이 민음사판을 주로 참조하되 문학동네판을 끼워넣는 방식으로 표절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크눌프 측은 연합뉴스에 “법무법인에 2차 저작물 침해와 관련한 판단을 의뢰했다”며 “의견이 나오는 대로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잇따른 표절 시비에 대해 관련 단체와 당국도 추이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출판계 자율심의기구인 출판유통심의위원회는 15일 긴급 모임을 갖고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관계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의 움직임도 주목된다. 문화부 저작권보호과 관계자는 “관련 당사자의 정식 고소장이 접수될 경우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시시비비는 확실히 가려야 한다. 그리고 이번을 계기로 표절 논란이 다시는 일지 않도록 법적 조치를 분명히 취하고 제도적 장치도 좀 더 정교하게 마련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문학동네와 민음사는 조만간 검찰에 고소장을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한국 현대문학의 대표작가 중 한 사람인 신씨는 자신은 물론 한국문단의 명예를 걸고 명명백백하게 입장을 밝혀야 한다. 그에 대한 표절 시비가 그동안 종종 일어왔던 터라 더 그렇다. 문단과 출판계는 현 사태가 조속히 마무리돼 신뢰 속에 문학과 출판문화가 정상화하고 새로운 도약의 전기가 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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