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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원 “서른이 되어서야 거친 남성이 됐다”

주원 “서른이 되어서야 거친 남성이 됐다”

홍지민 기자
홍지민 기자
입력 2015-10-27 16:02
업데이트 2015-10-27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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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스릴러 ‘그 놈이다’ 주연... “해진이형 에너지 전해줘 덕 많이 봐”

 지금까지의 주원(28)은 말쑥한 슈트가 어울릴 것 같은 배우였다. 대개 작품 속에서 화려한 옷차림에, 헤어스타일이 흐트러질 새라 신경을 써야 하는 경우가 잦았다. 그런 그가 낡아빠진 갈색 가죽 점퍼, 땀에 찌든 셔츠, 헐렁한 작업복 바지 하나만 걸치고 헝클어진 머리는 아랑곳하지 않은 채 달리고 또 달린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여동생을 살해한 범인을 잡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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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원은 “‘제빵왕 김탁구’ 이후 5년간 얼굴이 널리 알려진 것 외엔 크게 달라진 게 없다”면서도 “스타, 연예인이 마냥 화려할 것 같지만 뒤로는 힘든 일이 많고 경쟁도 치열하다”고 부담감을 털어놨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주원은 “‘제빵왕 김탁구’ 이후 5년간 얼굴이 널리 알려진 것 외엔 크게 달라진 게 없다”면서도 “스타, 연예인이 마냥 화려할 것 같지만 뒤로는 힘든 일이 많고 경쟁도 치열하다”고 부담감을 털어놨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28일 개봉하는 스릴러 ‘그놈이다’는 이전과는 다른 주원의 모습을 만끽할 수 있는 작품이다. 제목의 그놈은 분명 범인을 가리키건만, 주원이 연기한 ‘장우’를 그놈이라고 거칠게 부르고 싶을 정도다. 재개발 열풍이 불어닥친 부둣가 마을에서, 부모를 여의고, 온갖 허드렛일을 하며 악착같이 동생 뒷바라지를 하고, 동생 일이라면 앞뒤 재지 않고 달려드는 게 장우다. 사나운 삵과 같다. 주원은 촬영 내내 면도도 하지 않았다. 살도 태우고, 체중도 늘리고, 얼굴에 주근깨도 그려 넣는 등 바닷바람을 맞고 살아온 장우를 표현해 내려고 세심하게 신경 썼다. 배우가 작품마다 변화를 추구하는 것은 당연한 일. 이번에는 진폭이 달라도 너무 달랐다.

 “20대 때는 마음속에 담긴 여러 감정을 연기로 표출하는 게 한정적일 수 있어요. 억지로 하려다 보면 연기하는 태가 나기 쉬워요. 저의 경우, 서른은 되어야 거친 남성미를 제대로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했죠. 이제 30대를 바라보는 시점이라 조금씩 꺼내는 중이에요. 그래서 ‘그놈이다’ 대본이 반가웠죠. 남자라면 해보고 싶은 장르에, 관객도 새로워할 만한 캐릭터라는 생각이 들었죠.”

 정우에게선 영화 ‘친구’ 장동건의 향기가 묻어나기도 한다. 첫 사투리 연기다. 그것도 부산 사투리. 서울 토박이지만 엔딩크레디트가 올라갈 때까지 어색하지가 않다. “형사 역할을 맡았던 (서)현우 형이 경남 출신인데, 자신의 일처럼 저를 전담해 석 달 동안 지도해줬어요. 시사회 뒤 경상도 출신 기자 한 분이 100점을 주겠다고 하더라구요. 가슴을 쓸어내렸네요.”

 스크린 속 장우의 땀 냄새가 관객 코끝에 스칠 것 같은데, 주원은 꼬질꼬질한 모습이 너무 좋았단다. 머리나 옷 걱정 대신 오로지 연기에만 집중할 수 있었기 때문에 무척 편했다. 그래서일까. 주원은 동생 주검을 안고 오열하는 장면에서, 비로소 가면을 벗은 범인과 마주한 유치장 장면에서 엄청난 감정 연기를 보여준다. 이미 연기력을 인정받은 20대 배우이지만 감탄이 나올 정도.

 “그 장면들은 대본을 읽을 때부터 감정이 남달랐어요. 배우도 상상하지만 관객들도 똑같이 상상하잖아요. 과하거나 부족하지 않게 관객 상상에 걸맞은 표현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죠. 실제 삶에서는 화내고 싶다고 화내고, 울고 싶다고 울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평소 참거나 못했던 것들을 분출하듯 터뜨린 것 같아요. 특히 유치장 장면은 제 감정이 더 나올 수 있게 (유)해진이 형이 자기 장면처럼 혼신을 다해 에너지를 전해줘 그 덕을 톡톡히 봤습니다. 대개 배우는 자기 것을 해야 하기 때문에 상대방 장면에선 100%를 해주지 못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형이 정말 고맙죠.”

 주원은 시청률 50%를 넘겼던 ‘제빵왕 김탁구’ 이후 최신작 ‘용팔이’까지 TV 드라마에서는 대부분 성공을 거뒀다. ‘내일은 칸타빌레’ 정도가 실패작. 그런데 영화에선 관객 100만명을 넘긴 작품이 ‘특수본’이 유일할 정도로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그래서 이번 결과가 더 기다려진다고 했다. 익숙하지 않은 캐릭터를 보여줬는데, 관객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하다는 거다.

 “선배들에게서도, 후배들에게서도 계속 많은 것을 보며 느끼고 배우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나이가 들면 영감이나 감성이 둔해질 수도 있는 데 그런 것을 잃지 않고 계속 가져갈 수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더 욕심을 부리자면 관객과 시청자에게 믿음과 신뢰를 주는 배우이고 싶습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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