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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개월 딸, 아직도 경찰차 지나가면 ‘엄마, 엄마’ 한다”

“20개월 딸, 아직도 경찰차 지나가면 ‘엄마, 엄마’ 한다”

김채현 기자
김채현 기자
입력 2020-10-25 17:19
업데이트 2020-10-25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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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사 경찰관…새 생명 선물하고 영면

지난 8월 귀가 중 음주운전 차량에 의한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홍성숙 경사. 홍 경사 유가족들은 평소 고인의 뜻에 따라 다른 환자들을 위해 장기를 기증했다/KBS 캡처
지난 8월 귀가 중 음주운전 차량에 의한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홍성숙 경사. 홍 경사 유가족들은 평소 고인의 뜻에 따라 다른 환자들을 위해 장기를 기증했다/KBS 캡처
홍성숙 경사에 공로장과 감사장 전달

생후 20개월 어린 딸을 둔 엄마 경찰관이 장기 기증으로 투병 환자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이 25일 전해졌다.

두 달 전 음주운전 차량에 들이 받혀 뇌사상태에 빠진 고(故) 홍성숙 경사가 다른 사람들을 위해 장기를 기증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운동본부)는 홍 경사의 유가족에게 공로장과 감사장을 전달했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는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제2회의실에서 뇌사 장기기증인 고 홍성숙 경사의 유가족에게 공로장과 감사장을 전달했다. 용인서부경찰서 수사과 소속이었던 홍 경사는 지난 8월 29일 승용차를 몰고 귀가하던 중 음주운전 차량에 부딪혀 뇌사 판정을 받았다.
지난 8월 귀가 중 음주운전 차량에 의한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홍성숙 경사의 유가족들이 홍 경사 초상화를 들고 있다. 홍 경사 유가족들은 평소 고인의 뜻에 따라 다른 환자들을 위해 장기를 기증했다/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지난 8월 귀가 중 음주운전 차량에 의한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홍성숙 경사의 유가족들이 홍 경사 초상화를 들고 있다. 홍 경사 유가족들은 평소 고인의 뜻에 따라 다른 환자들을 위해 장기를 기증했다/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유가족, 평소 고인의 뜻에 따라 장기 기증 결정
홍 경사는 지난 8월 31일 간 질환으로 투병하던 환자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떠났다.

감사장을 받는 행사에 남편 안모씨는 19개월 딸 유진이를 안고 참석했다. 안씨는 “평소에 유진이가 엄마를 많이 찾는다. 경찰차 지나가면 ‘엄마, 엄마’ 한다”면서 “딸이 어려서 엄마가 떠난 사실조차 모른다. 딸이 크면 엄마가 장기 기증을 통해 누군가의 삶 속에서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있다는 것을 꼭 얘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생전에) 세상을 떠나게 되면 장기기증을 하자고 아내와 얘기했다”며 “아내의 바람대로 누군가의 삶 속에서 생명이 꽃피길 바란다”고 말했다.

2007년 순경 공채로 임용된 홍 경사는 주로 청소년 선도와 가정폭력 예방 업무를 맡아왔다. 일주일에 열 번 넘게 학교에 강의를 하러 가는 등 고된 일을 마다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경찰청은 지난달 29일부터 홍 경사의 사연을 SNS와 블로그, 경찰청 인트라넷에 알렸다. 홍 경사 뜻을 이어 장기 기증 신청에 나서겠다는 동료 경찰관 글도 이어졌다.
지난 8월 귀가 중 음주운전 차량에 의한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홍성숙 경사. 홍 경사 유가족들은 평소 고인의 뜻에 따라 다른 환자들을 위해 장기를 기증했다/유가족 제공
지난 8월 귀가 중 음주운전 차량에 의한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홍성숙 경사. 홍 경사 유가족들은 평소 고인의 뜻에 따라 다른 환자들을 위해 장기를 기증했다/유가족 제공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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