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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방울 외길 인생 50여년… 하늘로 떠난 김창열 화백

물방울 외길 인생 50여년… 하늘로 떠난 김창열 화백

이순녀 기자
이순녀 기자
입력 2021-01-05 21:56
업데이트 2021-01-06 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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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무대서 활동한 추상미술의 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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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별세한 김창열 화백은 50년간 영롱한 물방울 속에 동양의 철학과 정신을 담아내는 작업에 몰두했다. 그의 작품은 예술성과 대중성 면에서 모두 극찬받았고 고인은 세계적인 거장 반열에 올랐다. 연합뉴스
5일 별세한 김창열 화백은 50년간 영롱한 물방울 속에 동양의 철학과 정신을 담아내는 작업에 몰두했다. 그의 작품은 예술성과 대중성 면에서 모두 극찬받았고 고인은 세계적인 거장 반열에 올랐다.
연합뉴스
‘물방울 화가’로 알려진 한국 추상미술 거장 김창열 화백이 5일 별세했다. 92세.

1929년 평안남도 맹산에서 태어난 고인은 16세에 월남해 이쾌대가 운영하던 성북회화연구소에서 그림을 배웠다. 검정고시로 1948년 서울대 미술대학에 입학했으나 6·25전쟁 발발로 학업을 중단해야 했다. 이후 1957년 작가들과 현대미술가협회를 결성해 창립회원으로 활동하며 한국의 앵포르멜 미술 운동을 이끌었다.

김창열은 일찍 국제무대로 눈을 돌렸다. 1961년 제2회 파리비엔날레에, 1965년 제8회 상파울로비엔날레에 출품했고, 1966년부터 4년간 미국 뉴욕에 머물며 록펠러재단 장학금으로 판화를 전공했다. 1969년 백남준의 도움으로 파리 아방가르드 페스티벌에 참여하게 된 것을 계기로 뉴욕을 떠나 프랑스 파리에 정착했고, 평생의 반려자가 된 부인 마르틴 질롱을 만났다.

고인을 대표하는 작업인 ‘물방울 회화’는 1972년 파리에서 열린 살롱전 ‘살롱 드 메’에서 처음 선보였다. 동양의 철학과 정신을 담은 물방울 그림은 예술성과 대중성 면에서 극찬을 받으며 세계적인 거장의 반열에 들게 했다. 1976년 갤러리현대에서 국내 처음으로 물방울 그림을 공개할 당시 개막 전에 출품작이 모두 팔리는 대성황을 이루기도 했다. 2009년 프랑스 생활을 정리하고 한국으로 온 이후에도 물방울 그림에 매진했다.

고인은 프랑스와 한국을 오가며 양국 문화교류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아 프랑스 문화예술공로훈장 슈발리에(1996), 대한민국 은관문화훈장(2013), 프랑스 문화예술공로훈장 오피시에(2017)를 받았다. 국립현대미술관, 일본 사마모토젠조미술관, 중국국가박물관 등 국내외 주요 미술관과 갤러리에서 60여회 개인전을 개최했고, 프랑스 퐁피두센터, 일본 도쿄국립미술관 등에 고인의 작품이 소장돼 있다. 고인이 제2의 고향으로 여겼던 제주도 한경면에 김창열미술관이 2016년 개관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김마르틴, 아들 김시몽 고려대 불어불문학과 교수, 김오안 사진작가, 며느리 김지인·캐서린씨가 있다. 빈소는 고려대 안암병원 301호실, 발인은 7일이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2021-01-06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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