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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드웨이 대박 뮤지컬 한국 무대서도 대박날까

브로드웨이 대박 뮤지컬 한국 무대서도 대박날까

입력 2014-09-11 00:00
업데이트 2014-09-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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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상 휩쓴 ‘원스’ ‘킹키부츠’ 연말 국내 초연… 한국 정서에 맞춘 각색이 성공 관건

연극·뮤지컬의 아카데미 시상식인 토니상을 거머쥔 브로드웨이 최신 뮤지컬 두 편이 연말 한국 시장을 공략한다. 2012년 토니상 최우수 뮤지컬상을 포함해 8개 부문을 휩쓴 ‘원스’(12월 14일~2015년 3월 29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와 지난해 최우수 뮤지컬상 등 6개 부문을 수상한 ‘킹키부츠’(11월 18일~2015년 2월 8일 서울 충무아트홀 대극장)가 연이어 라이선스 초연의 막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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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스’
‘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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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키부츠’
‘킹키부츠’
‘원스’는 2006년 개봉해 20만여명의 관객을 동원했던 영화 ‘원스’가 원작이다. 거리의 기타리스트와 꽃을 파는 체코 이민자의 운명 같은 사랑이 허름한 술집이 전부인 소박한 무대에서 재현된다. 웅장한 오케스트라나 화려한 군무 없이 오로지 배우들의 힘으로 완성된다. 배우들이 직접 악기를 연주하며 노래와 연기, 동작까지 해내는 ‘액터 뮤지션 뮤지컬’로 배우들의 역량을 엿볼 수 있다.

‘킹키부츠’는 2005년 동명의 영국 영화가 원작으로 1980년대 ‘디바’ 신디 로퍼가 넘버들을 작곡했다는 점에서 화제가 됐다. 경영 위기의 구두회사를 떠안은 젊은 사장 찰리가 드래그퀸(여장남자)들을 위한 부츠인 ‘킹키부츠’를 만들어 회사를 일으킨다는 이야기로 디스코와 팝, 발라드를 오가는 넘버와 드래그퀸들의 화려한 쇼가 눈과 귀를 즐겁게 한다.

두 작품의 성공 여부는 토니상 최우수 뮤지컬상이라는 타이틀의 힘을 가늠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해볼 만하다. 1996년 수상작인 ‘렌트’의 2000년 초연을 비롯해 ‘라이온 킹’(1998), ‘프로듀서스’(2001), ‘헤어스프레이’(2003), ‘스팸어랏’(2005), ‘스프링 어웨이크닝’(2007), ‘빌리 엘리어트’(2009)가 라이선스로, ‘애비뉴 큐’(2003)와 ‘저지 보이스’(2006)가 내한 공연으로 각각 한국 무대에 올랐다. 그러나 작품성과는 별개로 브로드웨이와 유럽의 화려한 대극장 뮤지컬이 주름잡는 국내 뮤지컬 시장의 흐름을 바꿔 놓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공연계 관계자는 “유럽풍의 화려한 무대와 의상, 고음이 두드러지는 넘버를 갖춘 유럽 사극 뮤지컬이 대중적으로 흥행한다”고 짚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비주류적인 캐릭터와 현실에 대한 풍자, 실험성을 앞세운 작품들이 안착하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쪽에서는 작품의 ‘한국화’에 성공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인종차별에 대한 비판, 미국의 정치현실 풍자와 유머코드 등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원종원 순천향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브로드웨이 최신작에는 미국의 정치·사회적 배경과 문화코드가 짙은데, 번역을 매끄럽게 하는 것을 넘어 한국의 정서에 맞는 각색 작업을 거쳐야 성공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비하면 ‘킹키부츠’와 ‘원스’는 한국 시장에서 통할 만한 요소들을 갖춘 편이다. ‘킹키부츠’는 연말의 들뜬 분위기에 걸맞은 화려한 쇼 뮤지컬이다. 드래그퀸들이 대거 등장하기는 하지만 거부감은 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종환 CJ E&M 공연사업부문 홍보차장은 “미국식 유머 코드나 성소수자 이야기보다는 동료애와 우정 등 보편적 메시지가 더 두드러져 한국 정서에 맞춘 각색이 어렵지 않았다”고 말했다. ‘원스’는 원작 영화를 기억하는 관객들이 많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영화 ‘원스’의 존 카니 감독의 신작 ‘비긴 어게인’이 국내에서 13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하고 있는 것도 호재다. 최승희 신시컴퍼니 홍보팀장은 “화려한 쇼 뮤지컬이 아니라 배우들의 노래와 연주, 음악 자체의 힘이 작품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2014-09-11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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