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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체를 향한 흔적 : 프로타주 기법으로 탄생시킨 초기작품 ‘메탈자켓’ 선보여

실체를 향한 흔적 : 프로타주 기법으로 탄생시킨 초기작품 ‘메탈자켓’ 선보여

입력 2015-01-26 17:46
업데이트 2015-01-26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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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해머미술관 서도호 작가 ‘나타남’展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서도호 작가의 존재감을 드러낸 초기 작품 가운데 으뜸으로 꼽히는 것이 1992년 발표한 ‘메탈자켓’이다. 군대 야전상의 내피에 3000개의 군대 인식표를 부착한 것으로 정체성에 대한 작가의 의문을 상징적으로 담은 작품이다. 3차원 공간에서 보여지기 위해 만들었던 ‘메탈자켓’을 작가는 이번에 2차원 평면에 옮겼다. 작품에 종이를 올리고 붉은색 크레용으로 문질러 탁본한 작품 ‘러빙/러빙 프로젝트: 메탈자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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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7일부터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위치한 해머미술관에서 열리는 ‘나타남(Apparition): 1860년 이후 현재까지의 프로타주와 탁본’ 전에 이 작품을 선보인다고 서도호스튜디오가 26일 전했다.

메닐 드로잉 인스티튜트의 수석 큐레이터인 알레그라 페산디가 기획한 이번 전시는 ‘프로타주’ 기법의 역사적 근원과 이 기법이 오늘날 미치는 영향을 탐구하는 첫 번째 미술관 기획전으로 19세기 말부터 현재까지 시대와 국적을 아우르는 50명의 작가가 종이 위에 문질러서 작업한 작품 100여점이 소개된다.

‘문지르다’는 뜻의 프랑스 단어 ‘프로테’(frotter)에서 파생된 프로타주는 물체의 표면에 종이를 대고 그 위를 흑연이나 크레용 등의 안료로 문질러 이미지를 만드는 작업 기법이다. 드로잉과 판화, 조각의 장르별 특성을 모두 갖추면서도 상대적으로 간단한 과정을 통해 나타나는 이미지는 대상을 있는 그대로 보여 주지는 않지만 고유한 특징을 포착해 섬세하면서도 예상치 못한 구성을 만든다. 막스 에른스트와 같은 초현실주의 작가들이 열광했던 프로타주 기법은 20세기를 거쳐 오늘날 작가들에게 유용한 실험적인 기법이다.

전시에는 체코의 초현실주의 작가 진드리히 슈티르스키(1899~1942)와 토이엔(1902~1980), 2차 대전 이후 세대 작가인 알리기에로 보에티(1940~1994)와 로이 리히텐슈타인 (1923~1997), 동시대 작가인 가브리엘 오로스코(1962~)와 서도호(1962~) 등이 시대와 국가를 아우르며 프로타주 기법의 활용 사례를 보여 준다. 또한 19세기 황동 장례 명판의 탁본 등 인류학 혹은 과학적 목적을 위해 만들어진 탁본을 통해 프로타주의 다면적인 모습을 조망한다. 해머미술관 전시는 3월 31일까지, 이어 휴스턴 메닐 컬렉션에서 9월 11일부터 내년 1월 3일까지 전시될 예정이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2015-01-27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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